"얼마나 사셨어요? 농축산물? 수산물? 시장에서 어떤 거 사셨어?"
5일 부안상설시장에 마련된 온누리상품권 환급 부스에 들어서자마자 '←수산물 환급코너', '건어물·정육점 환급코너→'라고 적힌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귀로는 "농축산물? 수산물?"이라고 묻는 안내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국산 신선 농축산물·수산물을 구매하고 영수증과 신분증을 지참해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이 가능하다는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 행사' 방침에 환급 부스에서 대기하는 소비자들의 손에는 종이 영수증과 신분증이 들려 있었다.
환급 부스에서 나서는 소비자들은 환급 받은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환한 웃음과 함께 길을 나섰다. 환급 부스 앞에서 만난 정모(78·여) 씨는 "명절에 장보는 게 사실 큰 부담이다. 심지어 올해는 물가까지 올라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장을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장봐야 하는데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니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에 장보기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조금이나마 물가 부담을 덜 수 있어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반갑다는 분위기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에 웃음꽃이 핀 것은 소비자만이 아니다. 얼어붙은 전통시장 경기의 중심에 서 있는 상인도 마찬가지다. 이미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보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숨통은 트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증명하듯 부안상설시장은 주말 지나고 첫 평일이자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추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안상설시장 내부가 붐비지는 않았지만 전통시장 내 점포 곳곳에는 메모지에 적힌 대로 농축수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부터 점포 내에 마련된 쉼터에 앉아 추위를 피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비자도 눈에 띄었다. 일시적이지만 환급 행사를 통해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은 것이다.
부안상설시장 내에서 냉이·꽈리고추·버섯 등 농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씩 듣는지 모르겠다. 많이 오르긴 많이 올랐다. 매대에 있는 거 다 팔고 내일 물건 사러 광주에 가면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올라 있다. 이렇게 조금씩 팔아서는 남는 것 하나 없다"면서 "그래도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라도 하니까 그나마 조금 숨통이 트인다. 이것도 안 했으면 설 명절 대목이라고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부가 오는 8일까지 설 명절 맞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전북자치도에서는 각각 5개 소(전주모래내·남부시장, 군산주공시장, 익산서동시장, 부안상설시장), 6개 소(전주신중앙·남부시장, 고창전통시장, 부안상설시장, 군산수산물종합센터, 군산연합시장-공설·신영·역전시장) 등이 참여한다.
농축산물의 경우 구매액이 3만 4000원 이상이면 온누리상품권 1만 원, 6만 7000원 이상이면 2만 원을, 수산물의 경우 농축산물과 동일하게 3만 4000원 이상이면 온누리상품권 1만 원, 6만 8000원 이상이면 2만 원을 환급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