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온 동네가 착한가게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에서 14년째 숙박업소(게스트하우스) '일락당'을 운영하고 있는 윤춘화(70) 대표는 15일 자신의 업소 앞에 걸린 '착한가게' 현판을 뿌듯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살았다. 그간 받았던 감사함을 돌려주고 싶어 캠페인에 동참했다”며 “이웃들이 삶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일락당을 비롯,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내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31곳은 지난달 24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일정금액(매달 3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착한가게'에 동시에 가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상권에서 30여곳 이상의 업소가 착한가게에 가입한 경우는 드문 일이다. 타지역에서 상권가입 사례가 있었지만 전북에서는 이같은 수가 가입한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사랑의 열매측의 설명.
업소들의 가입으로 한옥마을에는 착한가게 현판이 한집 걸러 한집 꼴로 걸리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윤 대표를 시작으로 일부 한옥마을의 업주들이 직접 주변 상점을 방문해 캠페인의 취지를 알리고 홍보에 나서면서 단체 가입이 성사됐다.
또 한옥마을 일대 업주들로 구성된 '어진포럼' 역시 단체 가입에 힘을 보탰다.
강상한 한옥마을 어진포럼 대표는 “많은 관광객이 한옥마을을 찾고 있는 만큼 상인들 역시 이웃사랑에 동참해야 할 때”라며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애써주신 상인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서로' 김동명 대표(52)는 “알고 지내던 주변 상인 분의 권유로 이번 나눔에 동참하게 됐다”며 “지금 느끼고 있는 나눔의 기쁨을 나 역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동참한 상인들은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모두 업종은 다르지만,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고 나눔의 기쁨을 공유하고 있다.
한옥마을 관광객들은 최근 착한가게 현판이 걸린 상가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경우도 다반사가 됐다.
대전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옥마을에 방문했다는 유현균 씨(37)는 “착한가게 현판이 붙어있으면 아무래도 한번 더 눈이 가고 업소에 신뢰가 간다”며 “착한가게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정 금액을 매달 기부하는 것은 처음 알았는데 바쁜 와중에도 상인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착한가게 캠페인을 통해 모인 성금은 풍남동 관내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위기가구의 긴급한 의료 및 생계비, 교육비 등으로 사용된다.
한옥마을에서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한 곳은 △경기전별당채 △교동시래청 △꿈 △다우랑 △달 △동락원 △뜰안채 △만년닭강정한옥마을점 △만월 △모란 △미애담 △부용헌 △삼락헌 △서로 △신대유성 △오짱 △우와한호떡 △이르리 △이화고택 △인디비주얼 △일락당사랑채 △일상애 △전동떡갈비앤브리즈 △전주난장 △정가한옥 △제인당 △좋은날 △포스트빌 △풍남헌고택 △한옥혜윰 △한울밥상 등 총 31곳이다.
양명숙 전주시 풍남동장은 “이번 동시 가입 이후로 ‘착한가게’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상인 분들이 많이 있다”며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 한옥마을 상가 대표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