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방검복 입고 출근하는 교육 현실

군산지역 한 공립고교에서 학생으로부터 살해협박을 받은 교사가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추락하고 있는 교권 현장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충격적이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최대한 빨리 진상을 파악하고 교사를 보호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았으면 한다.

전북교사노조에 따르면 이 교사는 일부 학생들로부터 "칼로 죽여버리겠다. 가족까지 죽인다" 는 등 지속적인 살해·협박에 시달렸다고 한다. 또 학생들은 “우리는 미성년자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니 괜찮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사건의 발단은 2022년 3월부터 불성실한 수업태도 등을 훈계하는 해당 교사에게 불만을 품은데서 비롯되었다. 이후 체육시간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신체적 접촉이 있었고 이같은 폭언 및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당 교원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며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학교장은 사안에 관련된 학생들의 분리 조치 및 피해교원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는 학생들에게 경미한 조치를 내렸고 학생 및 보호자는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한편 교사는 민·형사상 소송을 냈으며 학생 및 보호자는 2년 전에 있었던 훈육 과정을 근거로 해당 교원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상태다.

지금 학교 현장은 혼돈의 연속이다.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지 않은지 오래고 교사들도 학생을 믿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또 걸핏하면 학부모들은 민원을 넣고 행패를 일삼는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가 습관적으로 욕설하는 학생에게 반성문을 쓰게하자 학생 아버지가 문자 폭탄에 이어 전화로 “내가 도축업자인데 도끼를 들고 가서 담임 목을 따겠다”고 협박한 일도 있었다. 

또 교총이 지난 7월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3만2천여 명을 대상으로 교권침해 인식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교사의 97.9%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그 중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상으로 66.1%가 학부모를 꼽았다. 교육은 흔히 국가 백년대계라고 한다. 그 중심에 학생과 교사가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뜩이나 열악한 교사들의 교권이 침해받지 않았으면 한다. 더불어 학생과 교사가 안전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