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생산량·주문량 감소에 농가 '시름'

농가, 이상고온 현상에 생산량 감소 우려
경기 불황에 주문량도 예년에 절반 수준

/사진제공=남원시

남원 지리산 뱀사골 일대의 고로쇠 수액 채취가 본격화된 가운데 생산량과 주문량이 줄 것으로 예상돼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9일 남원시와 뱀사골고로쇠영농조합에 따르면 지난주 초반부터 뱀사골 고로쇠 수액 채취가 본격화됐다.

기온이 크게 올라 얼어붙었던 나무가 녹으면서다.

이에 앞서 농가들은 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연결하는 등 수액 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을 마무리해 놓았다.

뱀사골 고로쇠 수액은 해풍이 미치지 않고 일교차가 큰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 서식하는 지름 20㎝ 이상의 7만여 그루에서 나온다.

당도가 높고 칼슘과 망간 등 무기성분이 많아 전국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다. 

날씨가 좋아 초반 채취량은 평소보다 많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생산량은 줄 수 있다고 농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수액은 밤 최저기온이 영하 5도,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 안팎이어야 제대로 나오는데 기온이 전반적으로 너무 높아지기 때문이다.

통상 3월 중순을 전후한 때까지 나오지만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 이 기간이 줄어들 수도 있다.

다만 지난 겨울 뱀사골 일대의 적설량이 적당했기 때문에 기온만 괜찮다면 예년 수준은 채취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판매가 급감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뱀사골고로쇠영농조합에 들어오는 주문은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고로쇠 수액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뱀사골고로쇠영농조합 관계자는 "고로쇠는 해마다 뱀사골 일대 100여 농가에 연간 10억 원 이상의 농한기 소득을 올려주는 효자 작목"이라면서 "주문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채취량까지 줄면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원시 관계자는 "뱀사골 고로쇠 수액은 품질이 좋고 위생 관리도 아주 철저히 해 믿고 마셔도 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