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우수(雨水)가 지나고 내일이면 경칩(驚蟄)이다.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창가에 드는 햇살에서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서 움을 틔우려는 나뭇가지 끝에서도 봄이 느껴진다.
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다.
학교들은 새 학년을 맞이하는 학생들로 설렘과 긴장감이 가득하고, 농부들은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며 씨를 뿌리고 묘를 심으며 분주히 움직인다.
새 일터에서 일을 시작하는 이도 있고 새롭게 가정을 꾸리는 이도 있으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입학이나 취업, 결혼처럼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도 새봄을 맞아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시작하기도 하고 연초에 마음먹었지만 흐트러진 계획들을 다잡기도 할 것이다.
무엇이 됐든 시작은 설렘과 기대감을 주기도 하지만 또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이 들게도 한다.
이처럼 새로운 환경, 새로운 순간을 맞이했을 때 마음에 새기면 좋을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한자성어를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수처작주(隨處作主)’란 당나라의 고승 임제 선사가 남긴 임제록(臨濟綠)에 나오는 구절로,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는 뜻이다.
어느 곳에 있든 어떤 상황에 놓이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현재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처럼 주인의식을 가지고 매사에 임한다면 성취도를 높여 개인의 행복도 추구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사람들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라면 틀림없이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익산시의회도 희망찬 봄을 맞아 전열을 가다듬고 시민들이 허락하신 자리의 참된 주인이 돼 올 한 해 의정 활동에 매진하고자 한다.
먼저 고금리·고물가의 불안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민생경제를 회복하고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소상공인과 현장 대화를 실시하고 불편을 주는 정책과 제도를 지속 발굴해 개선하며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을 적극 강구해 시민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이 계신 곳으로 의회가 먼저 달려가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구하며, 특히 올해 개청하는 신청사를 시민들이 쉽게 즐겨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등 시민들과의 소통 창구를 늘려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는 익산이 미래 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키워 빛나는 익산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해인만큼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등 주요 현안 사업의 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
익산시의회는 대의기관으로서 시민 행복 증진과 익산 발전이라는 주어진 책무와 소명을 다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 방안들이 마련되고 대외 환경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뒷받침해 나갈 것이다.
주어진 자리에서 항상 겸손한 자세로 열린 귀와 밝은 눈을 가지고 오로지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우리 익산 곳곳에서 움트는 희망의 새순들이 활짝 피어나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봄의 문턱에서 활기찬 봄의 기운을 받아 각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하며 새로운 출발을 앞두거나 마음에 새 다짐을 품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최종오 익산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