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함께-이형구

하늘에 쪽빛 구름

 

둥근 달 하나

 

땅에 제비꽃

 

등 굽은 노송

 

나도 함께

 

허물 벗어 던지고

 

하룻밤 곁에 머물고 싶다

 

△ '함께'는 서로 더불어 동일하게 취하는 행동이다. ‘쪽빛 구름’과 ‘둥근 달’ ‘제비꽃’ ‘노송’과 함께 어울리기 위하여 화자는 고고한 자세를 벗어던져야 함께할 수 있다. 가면을 집어 던지고 속마음을 진실하게 서로 소통하면 하늘과 땅은 '함께'가 된다. 어쩌면 택배 짐짝처럼 각각의 집 문 앞에 집어 던지면 홀로 살아가는 짐짝이다. 상대방이 무시하고 업신여겨도 너와 내가 서로 함께라면 강한 힘이 솟을 것이다. 함께 사는 공동체는 당기고 밀려도 한목소리를 낸다./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