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낸 '할인지원' 카드⋯소비자 반응은 '글쎄'

정부·유통업계, 할인 지원·행사 마련
물가 부담은 여전⋯반응도 미적지근

지난 9일 찾은 전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식품부가 할인 지원하고 있는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박현우 기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미적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오후 5시께 찾은 전주의 한 대형마트.

할인 행사가 한창이었지만 소비자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물건을 쉽사리 카트에 담지 못하고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고심하는 소비자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카트에 담았던 물건을 다시 제자리에 두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카트 한 가득 물건을 담았던 이전과 달리 반도 차지 않은 카트가 대부분이었다.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짐작게 했다.

10일 오전 9시께 찾은 전주의 한 농협하나로마트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대대적인 한우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몰리지는 않았다. 지난해 2월에 진행된 '소프라이즈' 반값 한우 행사 때는 소비자들이 '오픈런' 하면서 하루 준비 물량인 400여 팩이 한 시간도 안 돼서 동났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이날 지난해 한우 행사를 생각하고 찾은 정육 코너 앞은 한산했다. 한 사람당 대여섯 팩씩 가지고 가는 소비자도 있었지만 지난해처럼 줄지어 서서 사는 모습은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유통업계의 노력에도 소비자의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할인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물가가 오를대로 오른 탓에 소비자들은 할인 지원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부 박모(39) 씨는 "걱정 없이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몇 개 안 담아도 기본 5만 원, 10만 원씩 나가니 부담이 크다"면서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한다는 뉴스 보고 왔는데 체감상 크게 와닿지 않는다. 마음먹고 허리띠 졸라매지 않는 이상 물가 부담은 계속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부 소비자는 할인 행사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어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과일·채소와 축산물을, 해양수산부는 물가 관리 품목·제철 수산물을 중심으로 할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가격이 강세인 과일·채소 중심으로 납품 단가·할인 지원 확대를 통해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직접 낮추기로 했다. 3∼4월 농축산물 납품 단가 인하에 240억 원, 할인 지원에 230억 원 등 총 434억 원을 투입한다.

생산자단체·유통업체와 협업해 3월까지 한우·한돈 할인행사도 지속한다. 한우의 경우 농협은 8일부터 10일까지, 대형마트는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한돈의 경우 농협·대형마트 모두 오는 31일까지 할인한다.

해수부는 수산식품 물가 안정세를 위해 오는 24일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봄 특별전'을 개최한다. 참여 업체 마트(18개 사)·온라인몰(28개 사)에서 국산 수산식품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의 최대 50%(정부 20%, 참여 업체 20∼30%)를 할인 지원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