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록(79)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초목이 토해낸 산추 바람>(빛남출판사)이 출간됐다.
전북 장수군 계북면 심산유곡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내적 단장(丹粧)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시인은 자연이 지혜를 전하는 스승임을 깨닫고 이에 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사와 깨달음의 표식을 언어로써 형상화했다.
“욕망과 탐욕을 끈끈한 인화로 발효시키는/자연의 순리로/사랑 봉오리를 개화시키는/백암골//봄 햇살 단장한 야생화의 해맑은 미소에/산채 향이 은은하고/여름 심장인 염천이 토하는 신록 향에/산새들이 평화로운 곳/시금 가루 현란한 가을 정취에/여무는 산열매 풍요로우며/백설이 채색하는 두메산골 외딴집 설경들/백암골이 그려내는 사계절의 풍경화다//(…중략…)”(‘백암골의 사계절’ 중에서)
백승록 시인의 시는 삶의 좌표와 인생관이 녹아있는 한 편의 기록인 동시에 자연이 인간에게 남기는 선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수기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마치 자연의 언어가 들려준 말로 기록한 수기는 인간이 도달해야 하고 꿈꾸어야 할 세계가 무엇인지 귀띔하는 메시지 같은 역할을 한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백승록 시인의 시는 산야에 파묻혀 살면서 자연의 장엄한 풍경을 숭고하게 응시한다”라며 “그가 표현한 시는 인간에게 불어넣는 언어의 무늬이자 다른 장르에서는 흉내 내기 힘든 문학의 씨앗과 같다”고 설명했다.
백승록 시인은 2021년 계간지 ‘새시대 문학’ 을 통해 문학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와 한국문협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삶을 그려낸 초상화> <삶 그리고 동행> <꿈을 가꾸는 인생> 등의 시집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