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출신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졸지에 당내 경선을 3번이나 치르게 됐다.
같은 인물이 한 정당 내에서 경선을 3번이나 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당사에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앞서 박 의원은 3인 경선과 결선 투표에서 모두 50%과반을 획득했으나 하위 10% 현역 명단에 들었다는 이유로 총 득표의 30%가 감산됐다.
그 결과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았지만 잦은 설화와 막말 논란으로 후보 공천이 취소됐다. 그러자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물론 홍익표 원내대표 등은 박 의원을 공천하는 게 이치에 옳다는 취지로 힘을 실어줬으나 이재명 대표는 “차점자가 우승자가 될 순 없다”면서 거부했다. 그러면서 “경선에 참여할 길은 열려있다”고 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도 대승적 차원에서 박용진 의원을 포용하라고 했으며, 또 같은 당 중진인 김상희 의원도 박용진 의원에 대한 배제 결정을 정면 비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차원에서 받여들여지진 못했고, 서울 강북을은 전략경선 지역으로 지정됐다.
민주당은 결국 정봉주 전 의원의 막말 논란으로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 공천과 관련 현역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2인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안규백 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7명의 후보자가 공모해 뜨거운 경쟁을 보여줬다"며 "박 의원과 조 이사 양자 경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두 후보자는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 온라인 투표을 치를 예정"이라며 "오는 18일과 19일까지 2일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다시 30% 감산의 위험을 감수하고,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들러리를 서라면 들러리를 서고, 구색을 맞추라면 장단도 맞춰 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강북을 전략경선에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저는 비록 '발표'에서는 졌지만 '투표'에서는 이긴, 이미 강북을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 모두를 얻은 과반득표자다. 그런데 더 불공정한 방식, 더 납득하기 어려운 규칙, 당헌당규에도 없고 전례도 없는 형식으로 경선을 다시 치르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민주당이 강북을 전략경선에 △1인 2표제 △전체 권리당원 투표 70%+강북을 권리당원 투표 30% 합산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에 의문을 표했다. 이는 사실상 이재명 대표 적극 지지층을 겨냥한 룰이라는 의미다.
박 의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의 연속이다. 지역구 총선후보를 뽑는데 '1인 2표제'는 전례가 없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