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포기나 환자포기는 절대 안된다

전북대 의대는 8일 대면 강의를 재개하되 출석이 어려운 학생들을 고려해 비대면 수업도 함께 진행했고 경북대 역시 예과 2학년과 본과 1~2학년 수업을 이날부터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재개했다. 지난 2월 개강한 두 학교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자, 휴강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미뤄왔다. 경북대는 의대생 660명 중 508명, 전북대는 665명 중 641명이 휴학을 신청한 상황이다. 전북대 의대는 당초 개강일인 2월 26일 이후 여러 차례 개강을 미루다가 무려 40여일만인 8일 수업을 시작했으나 강의실엔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았다. 대면 수업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학생들을 위해 교수의 강의를 즉석에서 촬영해 비대면으로도 수업하도록 했다. 두 학교에 이어 전남대와 조선대, 원광대, 가톨릭대 등 의대도 더 이상 개강을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15일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수업에 얼마나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은 휴학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인데 만일 결석이 장기화해 유급이 될 경우 다음 학기에 등록금을 또 내야 하기에 학교가 휴학 승인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한다.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군산 출신인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의 메시지는 울림이 크다. 가천대 의대의 경우 1학기 학사 일정상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하기 위해 지난 1일 개강해 일주일간 수업을 진행했는데, 현재 수업 참여 학생들은 저조한 실정이다. 급기야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8일 학교 홈페이지에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 총장은 “고통스럽겠지만,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에겐 모두 미래가 있기 때문에 책을 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의사의 숙명'을 강조했다. 대학에서 수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이는 곧 의사 배출 창구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지던 와중에서도 수업을 받던 이들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정부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현안 해결에 나서야 하지만, 어떤 명분으로도 수업을 포기하거나 환자를 포기하는 것은 의사로서의 숙명을 저버린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