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 때문에 60일간 중단됐던 완주 전주 통합건의 서명운동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통합건의 서명은 전주와 완주 양 지역이 동시에 실시해야 붐이 고조되겠지만 전주권은 지난 연말부터 어느 정도 서명을 마쳐 이번에는 완주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완주지역에도 이서 혁신도시와 삼봉, 용진지역 등에 2만여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전주권 인구의 유입이 크게 늘고 있어 통합의 기운은 훨씬 높아지는 듯 하다.
전주와 완주에서는 많은 주민들이 매일 직장이나 생업을 위해 양 지역을 오가고 있다. 완주 전주 통합은 이처럼 같은 생활권인데도 분리돼 있는 생활권과 행정권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또 양 지역으로 분리돼 발생하는 중복비용을 절약하고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대도시로 발전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별 불편없이 잘 사는데 웬 통합이냐고 역정을 내는 완주군민도 많다. 그들에게 통합하면 당장 이렇게 달라진다는 상세한 청사진을 내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양 지역을 통합해 훨씬 크고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만드는 노력을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분리됐던 자치단체간 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의지와 비젼제시가 가장 중요하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을 자신의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주시장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며칠 뒤 완주 군의원들이 완주군민을 무시했다며 공격하자, 전주시장은 곧바로 완주군민의 동의없는 통합운동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걸음 물러서버렸다. 전주시장의 대 시민 공약이행 약속을 트집잡은 타지역 의원들의 행태도 그렇지만, 그런다고 꼬리를 내린 시장의 행태도 참 희한한 모습이었다. 그 이후 어떤 추가액션도 없다보니, 전주시민들과 내심 통합을 기대했던 완주지역 주민들은 또 통합이 물 건넌게 아니냐고 수군댄다. 전주시장은 통합시청사를 완주군지역에 신축한다고 했던 만큼 선거도 끝났으니 어디가 좋을지 완주군 곳곳을 돌아보며 통합의 의지를 양 지역주민들에게 천명하기 바란다. 완주군민들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 전주지역 정동영, 김윤덕, 이성윤 당선자는 통합에 적극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통합에 대해 어떤 얘기도 하지 않고 있는 완주지역 안호영의원이다. 그는 과거 민주당의 도지사 경선에 나선 적도 있다. 그런 사람이 전주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도지사 경선에 나설 수 있을까. 더구나 다음 국회의원 선거때는 현재의 지역구 개편이 불가피한 만큼 완주와 전주의 통합을 통해 전주권에서 정치적 활로를 찾기 바란다. 다시 통합의 기운이 불타 오르기를 기대한다.
/이흥래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