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경제 공약이 재원 마련 방안도 뚜렷하지 않은 '개발 공약' 위주로 나타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가 끝난 만큼 재원과 실현 가능성을 점검한 '공약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부가 총선 이후로 미뤄왔던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여소야대 국면 속 추진력 있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 2차 이전 소재지를 둘러싼 전북 국회의원 당선인 간 '공약 중복'이 발생하고 있어, 지역 내 갈등을 방지할 대안 모색이 요구된다.
15일 전북일보가 전북 국회의원 당선인 10인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철도·도로 공약은 30여 개(중복 포함)로 나타났다.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 16개,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 4개 등이다. 이 가운데 윤준병(정읍·고창) 의원은 새만금과 목포를 잇는 6조 원 규모의 서해안 철도 건설을 공약하기도 했다.
이들 공약 중에는 정부 계획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조기 착공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새만금 트라이포트(공항·철도·항만),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새만금 남북 3축도로, 새만금 전주 간 고속도로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개발 공약은 막대한 재정 지출을 기반으로 하지만 재원 마련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밖에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전북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공통 공약이었다. 다만 소재지에 대해서는 동상이몽이다. 이춘석(익산갑) 당선인, 한병도(익산을) 의원은 각각 공공기관 2차 이전 조속 추진 및 익산 우선 이전, 제2혁신도시 조성을 통한 공공기관 5개 이상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정동영(전주병) 당선인,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은 전북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약속했다.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당선인도 제2혁신도시 지정을 공약에 포함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조사 결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등 지역구 후보자 608명이 내놓은 개발 공약은 총 2239개로 집계됐다. 소요 예산만 최소 554조 원이었다. 이마저도 재원 조달 계획을 밝힌 후보자는 28%에 불과했다.
경실련이 밝힌 전북 개발 공약 재원 추정액은 14조 893억 원이었다. 선심성 개발 공약 남발은 서울(최대 130조 8641억 원), 경기(최대 148조 471억 원) 등 수도권의 경우 더 극심했다.
더욱이 경실련이 도시·부동산 전문가들과 개발 공약들을 평가한 결과 이러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36%에 그쳤다. 이 가운데 경실련이 발표한 실현 가능성, 가치성(개혁성) 하위 공약에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당선인의 전라선 임실역 KTX 정차 공약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실련은 "국토균형개발을 무시한 사업성 없는 공약들을 표를 얻기 위해 남발하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소 수조 원에 이르는 재원 마련 계획이 검증도 부재하고, 발생 가능한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전 없고 실현 가능성 없는 개발 공약의 남발을 중단하고 작지만 실현 가능하고, 눈에 띄지 않지만 민생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 공약들이 제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