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서 치러진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소재를 놓고 정부냐, 전북도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파행의 원인이 담긴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대회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대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규명하기 위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결과가 주목된다.
감사원은 잼버리 대회의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해 9월 19일부터 여성가족부, 전북특별자치도,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지만 8개월째 결과를 내지 못하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17일에 마무리 예정이었던 현장 감사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허위 실적증명원을 통한 수의계약 등의 문제로 12월 8일까지로 3주 연장됐고, 이후 다시 22일까지 기간이 늘어났다.
현재는 현장 조사가 끝나고 대상 기관 '의견 수렴'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조사했으며 지적 사항은 어떤 것들인지, 향후 감사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감사가 지연되는 데에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단순히 행사 준비 과정에서의 부실 정도만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잼버리 유치 단계에서부터 지난 7~8년간 관련 기관들의 전반적 업무 처리 과정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새만금과 관련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새만금국제공항 등에 대한 사업 적정성 검토에 들어가 사실상 ‘잼버리 보복’이라 불리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의 이러한 감사는 잼버리 파행의 책임소재를 전북에 지우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잼버리는 여성가족부, 농림부, 농어촌공사, 새만금개발청 등 많게는 16개에 달하는 중앙부처와 유관 기관들이 관여한 초대형 국제적 행사임에도 전북도에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는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중점을 두고 있는 쟁점은 잼버리 유치부터 폐막까지 전 과정에 걸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잼버리 유치 당시 관계자들의 잦은 해외 출장이 적절했는지부터 시작해 부지 정비 작업과 토목공사, 각종 시설 공사의 설계와 시공 과정, 업체 선정의 공정성, 예산 집행의 적정성 등을 낱낱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행사장 관리와 대원 운영상의 문제, 사고 대응의 적절성 등 행사 과정에서의 문제점들 역시 주요 감사 대상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감사가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며, 감사원이 진행 상황과 지연 사유 등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잼버리 조직위 역시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해산조차 할 수 없어 예산 낭비가 커지는 한편 감사 대상 기관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잼버리조직위원장이자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북연맹장인 김윤덕(전주갑) 국회의원은 "(세계스카우트연맹의 보고서는) 일정 부분 공감은 가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면서 "잼버리에 가본 적도, 본적도, 행사를 치러본 적도 없는 공무원들이 조직의 장으로 있다 보니 관 주도의 구조적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