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드림팀’을 자처한 22대 전북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여의도 정가를 주도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기 위해선 전북 정치의 고질병인 ‘사분오열’과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 구심점이 약한 전북정치권은 겉으로는 ‘원팀’을 외쳤지만, 속내에는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력에 더 많은 전략을 할애했다. 특히 지역 현안이 잘 풀리면 10명 국회의원 모두 자신의 공으로 돌리기 바빴고, 반대로 현안이 좌초되면 네 탓으로 일관하거나 아예 방관했다. 이 같은 전북 정치의 균열은 다른 지역 정치권의 비웃음을 사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
23일 전북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당선인에 대한 기대는 지난 21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이들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22대 국회는 21대 국회보다 더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선 팀플레이를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나가 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4·10 총선을 기점으로 전북 정치는 원팀은커녕 사분오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2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의 예고편으로 민주당 공천과정에 있던 내부 갈등은 지선을 기점으로 폭발할 조짐이다. 도지사 선거는 그 열기가 심해지면서 자칫 도정 협력 과정의 뇌관이 될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와 관련해선 전주, 익산, 군산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도내 정치권이 시한폭탄 수준의 갈등 소지를 안고 있다. 출마 후보군에 따라 지역위원장을 맡을 국회의원들이 미는 후보와 반대편 후보의 협치도 요원하다. 지역사회가 작은 권력에 매몰돼 큰 일을 놓칠 염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주당 내 선출직 주요 당직자 배출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권리당원 수를 고려할 때 전북만 똘똘 뭉친다면 선출직 최고위원 1명 정도는 충분히 배출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그러나 서로 간의 신뢰가 부족해 전북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에 나서는 일이 언감생심이 된 지 오래”라고 탄식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던 한병도 의원의 출마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의원은 앞서 지난 2020년 최고위원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이번에는 당내 교통정리에 의해 원내대표보다 알짜 상임위에 상임위원장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14년 이상 전북은 선출직 당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2020년 한 의원이 얻은 권리당원 6만 여표는 전북 권리당원 8만 여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북의 국회의원들이 그만큼 힘을 합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지선의 공천권을 쥘 도당위원장 선임과정과 각종 공약의 충돌도 22대 전북 국회의원들이 주의해야 할 사안들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전북 국회의원은 “3선 이상 중진들은 재선 이하 의원들은 진심으로 존중하고, 초·재선 의원들 역시 중진의원들의 관록을 인정해야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