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22대 국회...공무원 정년 연장 어떻게?

총선 '여소야대' 결론, 공무원 사회 '정년 연장' 뜨거운 감자
지난해 발표됐어야 할 '계속고용 로드맵' 현재까지 깜깜
공무원 사회에서도 의견 분분
전문가 "구조적 개혁 우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21대 국회부터 논의됐던 ‘공무원 정년 연장‘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소야대‘ 국회의 결성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불투명‘한 상황에 공무원 사회에서도 ’찬반 논쟁‘이 뜨거운데, 정책의 방향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해 4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 정년 연장안은 공무원부터 시작해 차후 사기업으로 확대되는 방안이 고려됐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공무원 정년 연장 등의 정책을 결정하는 ’계속고용 로드맵‘을 지난해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등 깜깜한 상황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2000년 이후 임용자의 경우 현 만 60세의 정년을 5년 연장해 만 65세까지로 늘리고, 2000년 이전 임용자는 1968년생부터 1년씩 연장하는 방안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화재진압대원 소방경 A씨(50대)는 "많은 동료가 화재현장에서의 노하우나 신체 상태에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을 바라보고 있다"며 "최근 젊은 직원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현장에서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현장을 지휘할 소방관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형사과에서 근무하는 경감 B씨(50대)는 "현장업무를 젊은 직원들이 지양하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의 형사부서와 지구대가 고령화 되어가고 있다"며 "직원들이 정년퇴직을 한꺼번에 하고 나면 원활한 업무추진이 가능할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일선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C씨(20대)는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서 정년 연장이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현재 정년 연장을 해주는 조건으로 공무원 연금이 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주변 동료들의 퇴사율이 높은데, 30년가량의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연금이 줄어드는 정년 연장은 반대한다. 배우고 싶을 만큼 노하우나 열정이 큰 선배들도 있지만, 자신의 일을 떠넘기고, 아무런 의욕 없이 시간만 보내는 선배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 4.10 총선에서 야당이 과반 의석 이상을 차지하며, 현 정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작년까지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기존의 계획도 미흡한 상황에 향후 정년 연장 이슈에 대한 방향성은 모호하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 정책은 공무원 사회의 구조적 개혁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인구문제 전문가인 강명구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년 연장 정책은 고령화 문제와 연결하는 데는 설득력이 없다"며 "공무원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개선 없이 정년 연장만이 이뤄진다면 청년 세대의 취업이 불가능해진다. 현재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정년 연장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보완책이 없이 연장만 된다면 당연히 20·30세대의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새로운 혁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정부가 정년 연장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