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올 첫 발생⋯작년 피해 무주군 '전담 관리'

충주 사과, 충남 천안 배 농장 각 1곳
올해 1~4월 고온다습 병원균 확산 유리
7월까지 과수화상병 특별방제기간 운영

지난해 무주에서 발견된 과수화상병에 걸린 나무/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사과와 배 나무를 말라 죽이는 과수화상병이 올 들어 처음 발생했다.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감염 확산에 따른 재배 면적 감소가 과일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농촌진흥청이 전담 관리해 온 무주, 안동, 양구, 봉화 등 지난해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지역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농진청은 충주 사과 과수원 1곳(0.4㏊)과 천안 배 과수원 1곳(0.5㏊)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고 15일 밝혔다.

과수화상병은 우리나라에서 금지 병해충으로 지정된 세균병이다.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치료제가 없어 심한 경우 과수원을 폐원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기상 상황을 보면 기온은 6.2℃로 평년보다 2℃ 높고 강수량은 279.2㎜로 91.5㎜ 많았다. 이는 과수화상병 발생이 많았던 2020년 기상 조건과 유사하다. 2020년에는 당시 전체 744농가(394.4㏊)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과수화상병 발생 원인, 확산 경로, 추후 발생 가능성 등을 파악하는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진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대책상황실을 긴급 운영하고 있다. 또 농진청은 16일 9개 도 농업기술원과 대책 회의를 열고 전국 사과·배 과수원, 수출단지, 묘목장 등을 대상으로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나아가 농진청은 올해 과수화상병 확산에 대비해 현장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현장 진단실 신규 설치 △특별방제 기간 운영 △신규 발생지역 현지 대책본부 운영 △묘목 이력관리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농진청 채의석 재해대응과장은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의 기상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과·배 재배 농가에선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농업기술센터나 대표 신고 전화(1833-8572)로 연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