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성범죄 안전지대 아니다

전북지역 학교 내 학생 대상 성범죄 신고 해마다 평균 60건 발생
최근 4년간 224건 중학교 '최다'…"실효성 있는 성 교육 선행돼야"

전북교육청 제공

 

#1. 방과후 강사인 A씨는 2021년부터 3년 간 군산과 전주의 초등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진행하며 여학생들을 끌어 안거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수업 이외에도 학생들을 밖으로 불러 만화 카페에 가는 등 사적 만남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조사에서 피해를 봤다는 학생은 8명에 달한다.

#2. 최근 전남에선 기숙사 사감을 맡고 있는 B교사가 남학생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긴급 체포돼 검찰에 송치됐다. B씨는 학생부장과 담임, 기숙사 사감 등의 지위를 이용해 학교 기숙사 등지에서 남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고 불법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폭력 신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성희롱·성폭력 근절 시스템 구축 운영 등 대책을 내놨지만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15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초·중·고등학교에서 연평균 60건의 학생 성희롱·성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2020년부터 2023년 10월 말까지 전북교육청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학생 대상 성희롱·성폭력 신고는 모두 224건이다.

지난 2020년 38건이었던 성희롱·성폭력 신고 건수가 2021년 들어 90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 2022년 59건으로 감소했다. 2023년 들어 10월 말까지 37건이 접수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41건, 중학교 124건, 고등학교 59건이다.

이러한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직원은 지난 3년간(2020년∼2022년) 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감봉 1건, 정직 6건, 해임 1건이다.

도교육청은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학급별로 15차시 이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15.2시 △중학교 16.3시 △고등학교 16.0시 △특수학교 16.1시다.

또 최근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과 온라인 신고센터 지속 운영 △고위직 공무원 대상 예방교육 확대 △재발 방지 대책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컨설팅 지원,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한 성비위 교직원의 재발 방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 예방을 위해 실효성 있는 성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인지 학교 교육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에 성교육 전문강사 또는 전문상담사의 확대 배치, 시대적 사회적인 요구를 반영한 학생 수준에 맞는 성교육, 전문적인 성교육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학교성교육지원센터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교육계 한 인사는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가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학교 성교육은 현실과 동떨어지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성범죄 예방을 위해 전문상담사 배치, 성교육 전문강사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성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