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전두환 군부독재 타도를 외친 '5·27 신흥민주화 운동' 의 주역 박영화 씨(63)가 44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전주 신흥고는 22일 오전 교내 강당에서 5·18 민중항쟁기념 '5·27 신흥민주화 운동' 44주년 기념식 및 명예졸업장 수여식을 가졌다.
이날 수여식에는 독일에서 모교를 방문한 박 씨와 전북 5월 동지회 회원들, 당시 졸업생 등이 함께 했다.
수여식에서 박 씨는 "졸업장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그것보다도 5·27 신흥민주화 운동의 기억을 우리 후배들과 공유할 수 있어 정말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44년 전에 우리가 왜 그런 활동을 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5·27의 전통을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학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에 따르면 1980년 5월 27일, 전주시내 고등학교 학생들은 연합시위를 대규모로 계획했다. 고등학교 연합시위는 KSCM 간사인 김명희(한일신학교 휴학중) 씨, 완산고 이상호 교사와 성지야학교사들이 함께 준비했다.
하지만 ‘전두환의 광주살륙작전’ 유인물을 운반하다가 성지야학교 교사들과 이상호 교사가 사전에 발각되면서 고등학교 연합 시위는 무산되는 듯 했다.
유인물을 받기로 한 시간에 이들이 나타나지 않자 김명희, 박영화, 허천일, 김인수, 김의신은 유인물과 현수막을 자체 제작하고 방어선을 저지하기 위해 화염병까지 정승룡(전북대생)에게 준비시키면서 시위 준비를 감행했다.
그러나 5월 27일 시위 현장인 신흥고로 가던 김명희가 연행됐고 교문밖으로 나가려는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시위를 하고 해산됐다.
이로 인해 박영화를 비롯한 26명의 학생들이 학사 징계를 받았으며 교사 2명도 사직을 했다.
고등학교 연합시위를 함께 준비하며 5·27 신흥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박 씨도 지도 휴학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는 자퇴를 결정하고 학교를 떠났다. 이후 고려대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현재는 독일에서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기념식에 참여한 동기 정우식 씨는 “오늘은 저의 졸업식 같은 기분이 든다. 매우 기쁜 날이다”면서 “우리 후배들도 5.27 민주화운동을 본받아서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