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사과 재배지인 무주군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지역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무주군 무풍면은 과수원 밀집 지역이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농촌진흥청과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무주군 무풍면 사과 과수원 3곳(0.8㏊)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이들 농가의 과수화상병 발생주율은 6.5%로 농가와 식물방제관의 판단에 따라 폐원이 결정됐다.
무주군 무풍면은 무주 전체 사과 재배 면적(800㏊)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특히 과수원 밀집 지역이어서 확산 여지가 많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지난해 무주군에서 사과 과수원 7곳(4.6㏊)이 과수화상병 피해를 입었는데 모두 무풍면 소재였다.
과수화상병은 우리나라에서 금지 병해충으로 지정된 세균병이다.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치료제가 없어 심한 경우 과수원을 폐원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기상 상황을 보면 기온은 6.2℃로 평년보다 2℃ 높고 강수량은 279.2㎜로 91.5㎜ 많았다. 이는 과수화상병 발생이 많았던 2020년 기상 조건과 유사하다. 2020년에는 당시 전체 744농가(394.4㏊)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의 기상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과·배 재배 농가에선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농업기술센터나 대표 신고 전화(1833-8572)로 연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