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활동 왕성 시기...벌 쏘임 사고 대비 주의 요구

최근 벌집 관련 신고 하루 10건~15건 접수
최근 3년간 1200건 달해
벌쏘임 사고 매년 층가 추세... 경각심 요구

 

소방서 관계자들이 굴절차를 이용해 전북대학교에서 말벌집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최동재 기자

지난 25일 오전 10시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뉴실크로드센터 앞. 학교 관계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앞에 모였다. 주변 교통은 통제됐고, 소방관들은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이날의 목표는 농구공만큼 커져 옥상 바로 밑 사람 손이 닿기 어려운 곳에 자리잡은 장수말벌집 제거였다. ‘위이이잉’하는 소리와 함께 휘어서 꺾이고, 맨끝에는 두 사람 정도가 탈 수 있는 포켓이 있는 소방굴절차의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이날 약 20m 높이의 7층 건물 꼭대기에 달려있는 말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소방굴절차에 탄 소방관들은 벌집 제거용 스프레이와 스크래퍼 등 장비를 활용해 작업에 나서 20분여 만에 말벌집을 제거했다.

다행히 말벌집 안에 벌들은 있지 않고 장수말벌 사체들만 있어 별다른 위험요인은 없었다. 이날 제거작업은 학생들과 학교측이 사전에 119에 말벌집 제거 신고를 했고 인파가 적은 주말을 이용해 실시됐다.

길을 지나던 한 학생은 “지나갈 때마다 보이던 말벌집 때문에 매일 불안했었다”며 “벌집 안에 벌이 없었다고 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봄철 개화기를 맞아 활동이 활발해진 벌들의 출몰이 잦아지면서 자칫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벌 쏘임 사고에 대비해 도민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1년~2023년 10월)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총 1159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348건, 2022년 390건, 2023년 391건으로 벌들의 활동기인 3월~10월까지 벌 쏘임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최근 들어서도 도내에서 벌집 관련 신고는 하루에 10건에서 15건까지 접수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남원시 산동면의 한 야산에서 등산 중이던 A씨(60대)가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벌은 어두운 옷이나 향수, 화장품 냄새 등에 공격성을 보인다. 또한 산은 물론 도심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며, 쏘일 경우 가벼운 부어오름부터 말벌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벌중에 말벌 독성은 생각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벌에 쏘였을 때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