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삼성전자, LG화학, LS MnM. LS-L&F 배터리솔루션, 한국미래소재…. 민선8기 출범 이후 전북특별자치도와 투자협약을 맺은 대기업들이다. 전통적인 농도 지역인 전북에 1~2년 사이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투자를 확정한 것이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전북은 민선8기에만 기업 124개사(社)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 금액만 12조 7274억 원, 고용 인원은 1만 3431명에 이른다.
여기에 ‘전북형 삼성스마트혁신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도내 중소기업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또 ‘1조 창업펀드’를 통해 잠재력 있는 창업가를 위한 직접 지원 사격도 추진된다. 이른바 산토끼와 집토끼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업친화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민선 8기들어 격세지감의 단어가 나올정도로 달라진 전북의 기업환경은 집중적으로 추진된 기업 체질 개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만년 제조업 불모지에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빠르게 변모 중인 전북의 비결을 짚어봤다.
△공직사회의 보수적 DNA, 기업친화로 혁신
김관영 도지사의 취임 일성은 ‘기업유치’였다. 이를 위해 김 지사는 CEO 도지사를 표방하고 도청 조직의 전면적인 쇄신을 시도했다. 기업 유치를 도정의 최일선에 내세우고 도지사 직속으로 기업유치지원실을 설치했다. 산하에는 기업유치추진단, 기업애로해소지원단 등을 신설해 능력 있는 공직자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기업 담당 공무원들은 기업 유치를 위해 일주일에 3~4회 이상 전국으로 출장길에 나섰다. 김 지사도 취임 1년 사이 30대 대기업 관계자들을 거의 만났다고 공언할 정도로 기업 유치를 선두에서 직접 지휘했다.
그 결과 전북은 ㈜두산을 시작으로 대기업 6개사와 대규모 투자 기업 20여개 등과 투자협약을 맺었다. ‘1기업 1공무원 전담제, 기업민원 신속처리단, 환경시설 점검 사전예고제, 세무조사 시기선택제’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들도 시도됐다.
기업 유치의 봇물이 터지고 성공 스토리가 하나둘 쌓여가자, 내부 분위기도 달라졌다. “너무 조용하고 쉽게 물러선다”라는 평을 듣던 전북이 도전의 DNA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도 역시 성과를 거둔 공직자에게 인사 가점 등 혜택을 주면서 성과 중심의 일하는 공직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이차전지·레드바이오·수소산업 등 신산업 중심 산업구조 혁신
이차전지와 레드바이오, 수소산업 등 그간 섣불리 도전하지 못했던 미래산업들,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블루오션에 적극 나선 것도 전북의 달라진 모습이다.
변화의 물꼬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전북은 충북 오송이나 경북 포항에 비해 선도기업이 부족하다는 약점에도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도전했다. 기업 유치와 이차전지 담당 공무원들과 김 지사가 손발을 맞춰 이차전지 앵커기업 유치에 나섰고 전략 수립에 주력했다.
특히 김 지사는 공모 대응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발표자로 나서는 등 특화단지 지정에 관한 모든 업무를 최전방에서 지휘했다.
그 결과,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은 기적처럼 이뤄졌다. 이후 전북은 LS MnM, LS-L&F 배터리솔루션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줄줄이 유치했다. 이차전지 기업이 모여드는 새만금은 10년 후엔 이차전지의 핵심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바이오 융복합산업도 최근 전북이 집중 육성 중인 산업이다. 최근 도는 ㈜넥스트앤바이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바이오산업 선도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 첨단전략 바이오 특화단지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수소경제와 수소시장 선점도 전북의 관심사다. 전북은 수소경제의 본격적인 성장을 앞두고 ‘수소특화국가산업단지 조성’, ‘수소특화단지 지정’, 새만금 재생에너지 연계 ‘청정수소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 등 기업과 기관 집적화를 위한 대규모 국책 사업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 수소경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수소경제 기틀을 다지는 선제적 대응으로 관련 기업과 기관 유치에 나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미래의 땅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투자환경의 혁신
기업하기 좋은 지역 전북을 견인하는 가장 큰 핵심 동력은 ‘새만금’이다. 30년 이상 터덕대던 새만금의 내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새만금이 기업인들의 영감과 창조성을 자극하는 금싸라기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가 기업인을 만날 때마다 새만금 내부 도로를 달려보라고 권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일 정도로 새만금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 내부를 가로지르는 동서남북 십자형 간선도로가 완전 개통되면서 청사진에 불과하던 새만금이 기업인 사이에서도 기회의 땅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내부 용지의 매립이 본격화되면서 공장 등 시설을 조성할 수 있게 된 것도 기업 유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 중 1․2․5․6 공구는 거의 완판이 돼 나머지 산업단지에 대한 매립과 매립계획 추진이 서둘러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2023년 6월)과 이차단지 특화단지 선정(2023년 7월)으로 각종 세제 혜택과 인․허가 신속처리, 예산 지원 등 맞춤형 정부 지원이 가능해진 것도 기업인들의 투자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잼버리 파행 논란 이후 다소 위기가 있었지만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인입철도 등 트라이포트와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등 각종 기반 시설 조성도 차질 없이 추진돼 기업인들의 새만금 투자 문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지사는 단기간에 기업하기 좋은 전북을 실현하고 있는 데에 대해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임기 내 대기업 6개(계열사 포함) 유치를 비롯해 120개 기업 유치에 성공한 것은 모두 공직자들의 도전정신과 열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는 “다음 목표는 기존의 투자협약이 내실 있고 실질적인 투자 실적으로 표출되는 일과, 기업유치의 성과가 도민의 삶을 아우르는 포용적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민선8기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만큼 기업유치의 노력이 도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