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거리에서 쓰레기통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쓰레기통은 지난 1995년 ‘쓰레기종량제’ 전면 시행 이후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길거리 공공쓰레기통을 다시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길거리에서 쓰레기 발생요인이 늘어나면서 공원이나 버스정류장 주변에 무단투기하는 사례가 많아 거리 환경 개선에 보탬이 안 된다는 이유다. ‘길거리에 쓰레기 버릴 곳이 없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도 늘고 있다. 게다가 거리 주변에 몰래 버려지는 쓰레기의 상당수는 플라스틱 용기 등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이어서 버스정류장 등에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길거리 쓰레기통을 다시 설치하고 있는 추세다. 시민 민원에 따라 10여년 전부터 공공쓰레기통을 늘려온 서울시는 올해 다중집합장소와 관광특구에 새로운 디자인이 도입된 ‘서울형 쓰레기통’을 시범 설치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 이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북지역에서는 여전히 길거리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명 관광지나 극히 일부의 공원을 제외하면 쓰레기를 버릴 곳이 아예 없다. 또 지자체에서 공공쓰레기통을 설치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자체에서 우려하는 부작용과 애로사항도 이해한다. 종량제의 취지인 생활쓰레기 배출량 감소 효과가 줄어들 것이고, 집 안에서 발생한 쓰레기까지 일반 봉투에 담아 길거리 쓰레기통에 버리는 얌체족도 있을 것이다. 쓰레기통 주변의 오물과 악취 등의 문제로 오히려 도시미관과 거리 환경을 해칠 수도 있다. 또 이를 관리해야 하는 지자체의 부담도 클 것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시민들의 민원을 묵살해서는 안 된다. 예상되는 부작용이나 관리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손사래부터 칠 일이 아니다. 길거리 쓰레기통은 분명 필요하다.
내년이면 쓰레기종량제 시행 30년째가 된다. 제도 도입 당시와 비교하면 시민의식도 한층 높아졌다. 시민의식을 믿고 길거리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줘야 한다. 도심에서 쓰레기 무단투기가 빈번한 몇몇 구간을 설정해 공공쓰레기통을 시범 설치하고,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경우 이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