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흔한 들판에
이리저리 뒤채이던
민들레 한 무더기를 어디서
캐 오셨는지
뒤란 금 간 장독 뚜껑에
옮겨심어 놓고
간장 된장 고추장 묵은
장을 끼니마다 퍼 나르며
어르고 가꾸었다
어머니는 소담한 봄을
뒤란에 모셔놓고
등불처럼 꽃을 피우셨다
급기야 뒤란이 환해졌다
△ “소담한 봄”을 “등불처럼 꽃을 피우셨다” 시인의 봄을 <어머니의 봄>이라고 불렀던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인의 기억에서 “뒤란이 환해”질 추억을 옮기다니 부럽다. “금이 간 장독 뚜껑에” 민들레를 키우시던 어머니의 정성이 슬프도록 보고 싶은가 보다. 어머니를 떠올리는 아름다운 시인으로부터 부끄러움이 스민다.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뼈에 사무치도록 그리워하도록 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