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전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지진 감지·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지진이 발생하자 도민들은 불안에 떨었고 전북지역에서만 피해접수 건수가 100건을 넘어섰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7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과 관련, 오후 2시기준 전국에서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315건으로 집계됐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신고와 피해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역별로 전북이 7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7건, 충남 43건, 충북 42건, 전남 24건, 광주 23건, 대전 21건 등의 순이다. 부안과 멀리 떨어진 경북과 강원 지역에서도 각각 5건과 1건씩 접수됐다. 전북의 경우 경찰에 신고된 53건을 포함하면 도내 지진관련 신고 건수는 130건에 달한다.
또 지진 피해 사례는 101건이 접수됐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접수는 오후 3시 기준 101건이 접수됐는데, 부안이 87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읍 8건, 고창 3건, 군산 1건 순이었다.
항목별로는 유리창, 화장실 타일 깨짐 등 주택 피해가 64건, 창고 건물 벽체 균열 등 창고 피해가 6건, 지하주차장 바닥 들뜸 등 기타 사례가 31건 이었다.
주요 피해 내용으로는 부안군 보안면 상입석리 창고 벽체 갈라짐, 부안군 하서면 장신리 유리창 및 벽 갈라짐, 익산시 남중동 담 기울어짐, 고창군 신림면 창고 건물 균열 등이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도민들은 큰 지진 진동을 느끼면서 불안감에 떨었다.
서모 씨(28·전주시 우아동)는 “회사가 건물 6층에 있는데 땅이 두 번 크게 흔들리더니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모 씨(56·남원시 도통동)는 “휴대폰에 위기경보가 울리자마자 건물 전체가 위아래로 크게 두 번 흔들렸고, 진동이 5초 이상 이어졌다”며 “흔들림이 멈추니까 긴장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고 두려워했다.
지진 발생 지역인 부안에서는 대피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안스포츠파크 인근에서 폐기물 처리 작업을 하던 김덕형 씨(58)는 "근처 축사에서 소가 팔딱팔딱 뛰고 난리가 났었다"며 "폭탄 터지는 소리처럼 들리니까 이북에서 폭격이라도 한 줄 알고 동료들과 함께 혼비백산이었다"고 말했다.
부안군 부안읍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 씨(43)는 “폭격 맞은 것처럼 크게 소리가 나면서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고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아파트 밖으로 바로 대피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온라인에서도 진앙 지역 인근을 중심으로 진동을 느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전주시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지진 발생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태풍이 온 것처럼 창문이 덜컹거리고 아파트가 다 흔들려 위험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렇게 지진이 크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고 했다.
김제시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부안이 김제와 인접해 있어 엄청 심하게 지진을 느꼈다”며 “요즘 북한도 심상치 않아서 불안했는데, 재난문자경보가 울리고 큰 소리가 이어져서 너무 놀랐다.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전했다.
지진 경보가 울리자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안부를 묻는 문자 등이 폭주하면서 일시 접속이 느려지거나 먹통이 되기도 했다.
부안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여기저기서 괜찮은지 안부 문자가 쏟아졌다”며 “출근 준비하는데 쿵하는 굉음에 전쟁이라도 난 줄 알고 엄청 놀랐다”고 했다.
한편, 이번 지진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중 1위에 달하며, 관측 개시이후(1978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중 가장 규모가 큰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