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걸음걸음이 쌓여 만들어지는 ‘길’.
대부분은 이동 통로에 불과할 뿐이라 생각하겠지만, 특정한 색을 띠는 순간 길은 곧 하나의 문화가 되기도 한다. 마치 국내 패션의 중심지라 불리는 서울의 동대문거리와 강릉 커피거리, 수원 통닭거리가 그러하듯.
국내 유명한 특화거리들은 단순히 관광명소의 모습만 갖춘 것이 아닌 지역의 역사성과 차별성이 적절히 녹아 있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본디 그 지역이 품고 있던 자원을 중심으로 상권을 채우고 활성화해 색다른 문화가 안착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관광 마케팅을 넘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상징적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예산군의 합작인 삽교시장 곱창거리가 로컬 활성화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삽교지역은 연탄불에 돼지곱창을 구워 먹는 삽다리곱창이 명물인 곳으로, 예산군이 외관 정비와 행사 추진 등 전반적인 기반을 닦을 때 백 대표가 업주들을 대상으로 실질적 컨설팅을 제공하는 멘토 역할을 한 덕분에 개장한 지 두 달여 만에 방문객 5만 명을 넘어선 맛집 명소로 등극했다.
이처럼 평범한 거리일지라도 지역의 개성 있는 테마와 스토리텔링을 입힌 상권이 골목을 살리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길’, 이것이 바로 우리 익산시가 간절히 꿈꾸는 중앙동의 모습이다.
우리 익산은 국내 굴지의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의 본향이다. 1978년 익산 황등농장에서 출발한 하림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농식품을 매개로 우리시와 꾸준한 인연을 이어 왔으며, 현재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연계를 통한 상생 협력 파트너가 돼 동반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민들에게 식품 메카로서의 면모와 하림의 건강한 먹거리 철학을 체감토록 했다. 일례로 전국의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지역 대표축제 개최 시 하림의 신선한 닭고기 제품 및 특성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식품산업에 문화·관광 콘텐츠를 융합한 이색 체험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러한 식품 문화 생태계를 한층 더 확장·발전시키는데 있어 익산만의 특색 있는 중앙동 길이 큰 구심점이 될 것이라 본다.
시민들에게 하림의 고장인 익산만의 닭요리를 다채롭게 선보이고, 소상공인들에게는 또 다른 판로가 개척되는 상생의 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음식식품교육문화원 1층에 하림그룹 계열사 ㈜엔바이콘의 닭구이 전문점이 개점해 첫 포문을 열었다. ‘신선하지 않으면 굽지 않겠습니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당일 도계로 만든 최고 품질의 닭요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래 상권 형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다양한 측면의 경쟁력 발굴이다.
‘손님을 이끌려면 가격은 저렴하게, 메뉴는 경쟁력 있게’라는 백 대표의 성공 노하우처럼 요리에 있어서 맛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해당 일대에는 중앙동만의 역사와 고유성을 입힌 매력적인 문화 커뮤니티를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요즘 익산아트센터에서 나폴레옹 유물 특별전이 한창인 가운데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라는 그의 명언이 떠오른다.
일말의 작은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 끈기와 불굴의 도전 정신.
우리 익산시도 이러한 패기와 열정을 본받아 지역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면 도시와 사람 모두가 꿈꾸는 새 희망의 길이 펼쳐지리라 기대해 본다.
/정헌율 익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