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생산·소비 '위축'…주택 가격은 상승 여파로 경매시장 '순풍'

제조업 생산 전년비 2.6%↓...주택 가격 매매, 전세는 각 0.1% 증가
전북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85.1%...1년 7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북지역 생산과 소비가 줄어드는 등 실물경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반면 물가와 주택 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8일 발표한 '최근 전북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5월 전북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감소했다. 전북 제조업 생산은 올해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다. 1차금속(-26.0%), 기타 기계·장비(-7.6%), 금속가공제품(-1.7%) 등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출하는 1년 전보다 4.1% 감소하고, 제조업 재고는 1.9% 감소했다. 그 결과 제조업 재고율은 128.7%로 전달 대비 4.0%p 감소했다.

수출 부진도 계속됐다. 5월 전북 수출은 5억 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6.7% 감소했다. 이 또한 올해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다. 품목별로는 동제품(-52.3%), 건설광산기계(-48.4%), 농기계(-28.5%) 등이 주로 감소했다.

대형소매점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 감소하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풀이된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축 착공 면적은 물가 인상과 자잿값 상승 여파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7.7% 감소했다.

5월 기준 전북 미분양 주택은 3148가구로 전달보다 71가구 줄었다. 다만 악성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1가구로 전달 대비 27가구 증가했다.

반면 주택 가격은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북 주택 매매, 전세가격은 전달 대비 각각 0.1% 상승했다. 주택 매매가격을 지역별로 보면 익산(-0.3%)과 군산(-0.2%)은 하락하고, 전주(0.4%)는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하락세를 기록하던 전북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 5월 중순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달 들어서도 0.06%가 올랐다.

서울과 경기, 인천 같은 수도권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아파트 가격이 곤두박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의 꾸준한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전주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그동안 저평가 받아왔던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 가격 상승여파로 경매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8일 발표한 ‘2024년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북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월(76.4%) 보다 8.7%p 상승한 85.1%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1월(88.5%)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감정가 2억 500만원인 남원시 월락동 호반리젠시빌 아파트에 18명이 응찰한 가운데 2억 2000만원에 낙찰돼 107.3%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전북지역 최고 낙찰가 물건은 감정가 55억7458만 8960인 군산시 오식도동 근린상가로 27억4500만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