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제가 전국 최하위로 전락했다. 14개 시∙군 대부분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 정치의 책임을 통감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때다. 자조와 탄식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북혁명’을 일으킬 최적기다.
개혁과 혁명이라는 단어에서 ‘혁(革)’의 어원이 무엇일까. 문자 그대로 읽으면 개혁은 ‘가죽을 고친다’는 뜻이고, 혁명은 ‘가죽의 목숨’이라는 뜻이 된다. 가죽을 쓸만하게 고치려면 무두질을 하고, 기름을 빼지 않으면 안 된다. 가죽이 굳지 않도록 부드럽게 하는 작업이 더 중요한 기술이다. 혁명은 경직의 언어가 아니라, 협력과 활력과 탄력의 언어라는 뜻이다. ‘전북 혁명’ 이 필요한 이유다.
첫째, ‘경제혁명’ 이다.
먹거리와 일자리에 집중해야 한다. 새만금이 2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한 것은 50년간 가장 잘한 일이다. 새만금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통 큰 접근이 필요하다. 군산·김제·부안을 새만금통합시로 묶어 새만금 시대를 힘있게 추진해야 한다.
완주 현대자동차 버스트럭 공장과 광주 기아차 공장은 똑같이 30년 전에 각각 연산 6만대 규모로 출발했다. 30년이 지난 오늘 광주 기아차는 연산 60만 대의 양산공장으로 커졌으나, 완주 버스트럭 공장은 작년기준 3만대로 줄어들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시성장 비전도 필요하다. 세계적인 음식관광도시 위상을 정립해 관광객이 전주를 다시 또 찾도록 만들어야 하겠다. 전주시내 4대문 안 모든 동에 한 개 이상의 음식특화거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가맥 거리’ ‘한정식 거리’ ‘콩나물국밥 거리’ 등을 통해 반짝이는 전주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할 계획이다.
둘째, ‘의식혁명’ 이다.
동학 3걸 전봉준·김개남·손화중 장군의 기개가 필요한 때다. 전북인의 의식은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방향을 향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원년, 윤석열 정권의 무능에 대항하고 폭정에 맞서고 무너진 전북의 자존감을 세우기 위해 싸워야 할 때다.
그리고 셋째, ‘정치혁명’이다.
전북을 살리기 위해 전북 정치권이 원팀이 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뭉쳐야 한다. 잼버리 사태부터 새만금 예산 칼질, 국회 의석 감소 위협,공무원연금공단 광주 통합 등의 ‘전북 홀대론’이 팽배했다. 무엇보다 열 명의 국회의원이 한 팀이 돼 전북도민을 위해 한목소리로 싸워야 한다. 도지사와 14개 시장·군수 등 행정과 정치권이 실제로 모여야 한다.
전북의 ‘맏형’이 되겠다. 팀장을 자청해 맡았다. 그 일환으로 전북 단위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180만 도민이 합의하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전북도민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시민사회와 언론, 지방정부와 정치권, 대학, 산업계, 노동계, 종교계 등 각 부문 대표자들이 원탁에 둘러앉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대전제에 합의했다. TF를 만들어 앞으로 논의를 확대해 갈 생각이다.
개혁은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다. 유연한 사회를 만드는 기술이고, 힘들기도 하지만 해이해진 것을 팽팽하게 잡아 탄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약무호남 시무국가’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라는 말을 남겼다. 왜군에 전 국토를 빼앗기고, 수군의 근거지로 버텨낸 호남 수호에 모든 것을 걸었던 이순신 장군의 절박함과 비장함을 생각하며 원팀이 되어 맞서겠다.
우리도 ‘전북혁명’을 ‘전북대첩’으로 이끌어 나가자.
/정동영 국회의원(민주당·전주시병)
△정동영 의원은 5선 국회의원으로 제22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며 참여 정부 통일부 장관∙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