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는 전주시, 통합재정 안정화 기금 180억원 더 끌어다 쓴다

정부 긴축재정, 세수줄고 예산 감소 기조속 지난해 사상 첫 60억원 정도 기금 끌어다 써
올해 추경때 또 180억원 더 사용, 통합재정안정화 기금 중 통합계정분 끌어다쓰는 대출 형태
9개 기금서 통합재정으로 옮긴뒤 184억원 정도 모아 일반회계 편입 예정,
기금들에서 빌려주는 이자율 2.85~3.05%, 나머지 기금들 운용도 차질 예상
통합재정 안정화 기금은 '0'원 이때문에 다른 기금들에 손대

전주시청 전경/전북일보DB

힘든 재정운용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전주시가 통합재정안정화 기금 중 180억원을 더 끌어다 쓴다.

정부 긴축재정과 세수 및 예산 감소 기조 속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60억원 정도를 각 부서의 기금에서 끌어다 쓴데 이어 두번째로, 그만큼 시 재정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16일 시와 전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시의회 제413회 임시회에 '2024년 전주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운용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시는 이 변경안 제출 이유에 대해 "효율적인 재정운용을 위해 다른 회계 및 기금의 여유재원을 통합재정안정화 기금(통합계정)에 예수해 일반회계에 위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 기본법(지방기금법)'에 따라 '지자체는 각종 회계나 기금을 운용하면서 발생한 여유자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위해 기금을 설치할수 있다.

기금은 통합계정과 재정안정화계정으로 나뉘는데, 안정화 계정은 세액감소 보전이나 지역경제 침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재해 대응을 위한 여유자금 비축제도로서 예비비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시의 안정화 계정에는 적립금액이 단 한푼도 없는 상태로, 이때문에 통합계정을 통해 다른 부서 회계와 기금의 손을 빌리는 형태가 됐다.

시가 돈을 끌어다 쓰는 기금들은 농촌소득금고특별회계,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주민기금, 에너지사업기금, 중소기업육성기금, 투자진흥기금, 사회보장기금, 남북교류협력기금, 식품진흥기금, 도시주거환경기금 등 9개 183억원에 달한다.

시는 지난해 결산추경때에도 60억원을 통합계정으로 편입시켰다.

끌어다 쓰는 대신 시는 각 기금들에 2.8%~3%정도의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5월 말 기준 국세 수입은 151조 원으로 전년 동월 160조2000억 원보다 약 9조2000억 원 적게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방교부세 재원인 내국세도 같은 기간 8조9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은 지방재정 압박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데, 시처럼 기금에서 돈을 빌려쓰는 일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통합계정으로 옮겨지는 각 기금들의 운용및 사업 차질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각 기금에서 상환요청시 원리금을 일시상환하거나 분할상환도 가능하기에 기금들의 운용차질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