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갑질”vs“교사들 을질”... 시골 초등학교에 무슨일이

교원단체 “갑질·교권 침해 일삼고 비민주적 학교 운영” 중징계 촉구
교장 "공모교장 평가 이용 오히려 교사들 갑질, 충격 커 정신과 상담“

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북교사노조는 23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교권침해를 일삼은 도내 A초 초빙교장을 중징계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도내 한 초등학교 학교장이 교사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학교장은 교사들로부터 되려 '을질'을 당했다며 호소하고 있다. 

이 학교는 현재 학생 30명과 교장을 포함해 교원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북교사노조는 23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초빙형 교장 공모를 통해 지난해 부임한 A초 학교장이 모욕적인 언행과 회식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일삼는다"며 전북교육청에 중징계를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교사 2명도 함께 자리해 학교장의 갑질을 폭로했다.

이들 교원단체는 "A초 학교장이 정상적 학교 운영을 위해 직언을 한 교육업무 담당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하고, 업무 배제 등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교직원에게 부당한 지시 및 강요를 자행해왔다"면서 "교직원들에게 빈번하게 회식을 강요하거나 같은 아파트에 사는 교사에게 같이 출근하기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교실에 설치된 당구대. 전교조 전북지부 제공

이들은 학습침해권과 수업권 침해도 주장했다.

교원단체는 "학교장이 교과 전담시간에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교사에게 당구 게임을 제안해 교사의 업무수행을 곤란하게 했다"며 "특히, 수업시간에 비어있는 교실에서 혼자 당구 연습을 하면서 소음을 일으켜 교사 및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장은 초빙형 교장 공모제 평가를 빌미로 오히려 교사들이 갑질했다고 반박했다.

학교장은 "학교장 부임뒤에도 집단따돌림과 비슷한 것을 경험했다. 교사들이 공모 교장 평가를 잘 받아야 하는데 나중에 평가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교사들에게 평가를 낮게 받으면 교장 임용에서 3∼4년 차 못 갈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이 커 정신과 상담도 받고 있고 현재 약까지 복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당구의 경우 교사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게임을 함께 했지만, 문제가 제기된 후에는 당구를 안쳤다"며 "문제가 있다면 기꺼이 책임 지겠지만 교장을 무시하고 학교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 교사들도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