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비빔국수-강지애

펄펄 끓는 물에 투척된다

금세 몸이 녹아 유들유들해진 순간

사정없이 엉겨 붙어 속살을 부빈다

터져버릴 것 같은

뜨거운 열정의 시간도 잠시

 

전라全裸로 깨워진 나는

붉은 옷을 입는다

△ 시인의 용감하고 유혹적인 마음이 따뜻하고 다감하게 다가와 감동을 준다. “투척”되는 국수의 절묘한 시적 진술이 잠잠했던 생각에 충격을 준다. 배가 고파서 먹고 싶은 “비빔국수”가 “전라로 깨워진” 여인으로 형상화 되다니 두근거리며 국수를 맞이해야겠다. 뭉클했던 찰나의 감정을 가다듬고 “터져버릴” 불꽃 같은 열정을 한 대접 담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애초에 “투척된다”는 국수의 “끓는 물”은 사랑과 미움이 엉켜있는 뜨거운 심장과 같지 않을까. 섣부른 독백을 해본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