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망초꽃-온춘성

올해도 가녀린 몸

계절 내내 거기 서서

 

벌 나비 구름

길 바쁜 가맛바람까지

 

동그란

노란 방석에 불러 앉혀

 

작디작은

도리 뱅뱅이 하얀 꽃을

 

별 무리처럼 촘촘

그리워 그 시절이 그리워라

 

이 꽃 한 움큼 따다

이 꽃 한 움큼 따다가

 

두 눈 감고

기억 언저리에 두면 잊히려나.

△ 마음이 너그러울 땐 지상의 별처럼 보이는 꽃이다. 상처를 받아 섭섭함에 젖어 있을 때 망초꽃은 단숨에 꺾어버리고 싶어진다. 발에 밟혀도 꿈쩍없이 죽어버리는 꽃이다. 흔하디흔한 기찻길 철로 변에 핀 꽃은 기차 바퀴 소리에 춤을 추기도 한다. 과거를 슬퍼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얗다. 그러니까 별처럼 햇볕에 반짝인다. 망초꽃은 불러만 주어도 잊지 않고 또 그 자리에서 피어난다. 울타리 밖 그늘에서도 피는 꽃이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