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다. 국회 환경노동위(위원장 안호영)는 오는 26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데 일개 장관후보 한명의 청문회는 큰 관심사가 아니나 김 후보의 경우 지명도가 높은데다 상징성이 크기에 채택 여부가 주목된다. 물론, 장관후보자는 채택 여부에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으나 모처럼 여야가 정치복원을 시도하는 국면에서 그의 청문회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문수 후보는 과거 이력과 휘발성 강한 발언이 쟁점인데 전북과 관련된 것도 있다. 김 후보는 지난해 9월 21일 대구 중구 행복기숙사에서 열린 청년 ‘경청’ 콘서트에서 “청춘남녀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한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2011년 6월 22일 그는 역사에 남을 어록(?)을 남겼다. 경기지사 시절 그는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우리 역사에 나타난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사례로 든 것인데 당시 지역사회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소설 속 '춘향의 고향'인 전북 남원의 시의회가 공식적으로 사죄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남원시의회는 "김 지사의 발언은 전북도와 남원시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오죽하면 그 당시 네티즌이 뽑은 정치인 망언 2위에 김문수가 올랐겠는가.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는 2011년 6월 24일 역대 정치인 최고의 망언을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1만3300여명이 참가한 그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국 마사지걸, 얼굴 별로인 여자 골라라" 발언이 38.5%(5119명)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물의를 빚은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것" 발언은 2724표를 얻어 2위, 한나라당 강용석 전 의원이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한 "아나운서, 다 줘야" 발언은 2263표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정치인 뿐 아니라 체육계에서도 문뜩 내뱉은 말 한마디가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왕왕있다. 올 여름 축구로 유럽과 남미 정상에 올랐던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선수들의 ‘설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게 대표적 사례다. 얼마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기자회견 발언은 벌집을 쑤신듯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안세영에게 주목되는 순간, 그는 스포츠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기자회견과 SNS를 통해 쏟아냈다. 한편에선 시스템 개선을 바라는 MZ세대의 용기있는 발언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시기와 방법의 적절성 문제 등을 들며 “안타깝다”고 한숨을 짓고있다. 김문수, 안세영 발언의 파장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지역 정치인들과 지역 체육계 인사들도 설화의 중심에 서지 않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