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영·유아, 노인 등의 연령대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당시 치료를 맡았던 대형종합병원들이 진료에 난색을 표하는 양상이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의료인력이 부족해진 대형종합병원들은 팬데믹 당시 병상을 내놨지만 ‘경영난에도 정부가 외면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된다면 의료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20개소 표본감시병원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지난 7월 셋째 주 226명에서 8월 둘째 주 1366명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말에 코로나19 최대 감염자 수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원들은 3일 정도의 입원 치료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한 차례 코로나19를 겪었던 병원들의 상황이 대유행 시기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전북도는 약 400여개의 코로나19 전담병상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단 한개도 전담병상이 없는 실정이다.
전북지역 한 대형종합병원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은 3일 정도 약을 먹고 쉬면 치료가 되지만, 노인들은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면서 중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현재도 중환자가 계속 들어와 병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문제는 병상이 있어도 치료할 의사들이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형종합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코호트(격리) 병동을 따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해당 병동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현재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중증환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진료할 의사가 없어 환자를 모두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전주의 한 종합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인해 경영난이 발생했는데, 정부가 외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합병원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당시 전담병상 운영으로 인해 환자들이 끊기고 직원들이 그만두는 등 힘든 과정을 겪었다”며 “코로나 전담병동을 운영하는 동안 정부가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참여했지만, 준다던 보조금은 곧바로 지급되는 것이 아닌 차일피일 미뤄졌다. 다시 코로나19 사태가 커진다고 해도 참여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유보영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야간에 코로나19 발열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번주까지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서 야간·주말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 리스트를 받을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