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라는 재료를 활용해 동시대 미술 작가들이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대중에 선보이는 전시가 한지의 본향인 전주에서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은 ‘현대회화, 미래를 만나다’를 다음 달 18일까지 팔복예술공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지의 다양한 물성과 매체의 실험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의 융합을 보여주는 12명의 작가의 최신작 39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한지의 전통적 재료를 바탕으로 한지의 질감을 살려 손으로 직접 표현하기도 하고, 먹빛과 아크릴 물감을 결합하거나, 한지와 물의 관계를 이용한 줌치기법 그리고 현대적인 조형기법 등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참여 작가로는 강운·김영란·김완순·김정숙·박동삼·송수미·유봉희·이유라·이철규·전광영·차종순·홍남기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먼저 강운 작가는 코팅이 안 된 아사천에 천연염색 된 한지를 조각조각 붙이고 그 위에 얇은 한지를 작게 잘라 겹겹이 붙여 공기의 층을 만든 다음, 그 엷은 공기 층위에 다시 구름과 바람을 형상화한 ‘공기와 꿈’을 선보인다.
김영란 작가는 한지를 자르고 풀을 쑤며 붓질을 해, 원래의 물성을 하얀 한지에 봉인하고 그 기억과 추억을 채집해 부모님의 삶과 자기 삶의 이야기를 담은 ‘삶의 트로피’를 만들어 냈다.
김완순 작가는 자연과 한옥이 어우러진 자연에 대한 깊은 사랑과 애정을 일상에 녹여 낸 ‘교동이야기’를 완성해 보인다.
김정숙 작가는 편안하게 자아를 던져버릴 수 있는 바다와 그 잔재가 응축된 갯벌을 ‘숨’과 ‘고요’라는 작품을 통해 나타냈다.
박동삼 작가의 ‘The Silhouette of Time’은 디테일을 삭제해 오롯이 실루엣만을 남겼을 때 보이는 것, 사물의 속성을 벗어버린 실루엣을 표현한 작품이다.
송수미 작가는 ‘나눌 수 있는 호흡’으로 무소유를 화두로 한 조형적 간결미를 보여준다.
유봉희 작가는 전통의 방법 ‘줌치기법’을 사용해 완성한 ‘나·너·우리’라는 작품을 통해 삶의 순리를 나타낸다.
이유라 작가는 소재의 융합과 닥 섬유의 물성을 활용해,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이철규 작가는 한지와 금(金)의 조화를 이룬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관을 다차원적으로 표현한다.
전광영 작가는 ‘한지에 쌓인 하나의 삼각형 조각'이라는 작품을 통해 여러 사회적 사건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작가 개인의 심상을 나타냈다.
차종순 작가는 본인에게 평생의 화두인 ‘휴(休)’에 기반해 닥 펌프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홍남기 작가는 영상물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오늘날의 불확실성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무료이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 밖의 문의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창작기획팀(063-212-8801)에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