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한 점의 그림, 한 편의 소설, 한 곡의 음악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들은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낸다. 그런데도 종종 그들의 노력은 '재능 기부'라는 명목 아래 너무 쉽게 요구된다. 예술가의 창작이 단순한 나눔으로 소비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은 결코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그것은 진지한 노동이며, 감정을 담은 창작의 결과물이다. 예술가들이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의 고민과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그들의 창작 과정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가의 작업이 재능 기부로 취급된다면, 그들은 자신이 쏟은 노력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재능 기부라는 개념은 선의를 기반으로 하지만, 예술가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예술가들이 경제적 안정 없이 창작은 지속 가능하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이점이 예술가에게 정당한 보상이 필요한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이유다. 창작 활동은 단순한 ‘해주기’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생계와 직결된 일이기도 하다. 경제적 안정이 없으면 예술가는 창작에 전념하기 어려워진다. 예술가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고, 이는 창작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다. 결과적으로 창작의 질과 양이 줄어들며, 예술가들은 점점 더 창작에서 멀어진다. 정당한 보상이 없으면 예술가들은 경제적 불안 속에서 창작을 포기할 위험에 처한다. 이는 예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잃게 만들고, 우리 사회는 삶의 건강하고 중요한 도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재능 기부'로 예술이 쉽게 소비되면, 예술의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예술은 단순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그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중요하다. 만약 창작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예술의 힘은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 예술의 힘은 단순한 상품의 소비가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형성된 가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이 창작의 자유를 유지하려면 경제적 자립이 필수적이다. 경제적 독립 없이는 외부의 압박이나 상업적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창작의 자유와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예술가의 노동은 정당하게 보상받아야 한다. 예술이 주는 감동과 위로, 그 안의 메시지는 결국 자유로운 창작에서 나온다. 예술가들이 경제적 안정 속에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어야, 그들의 창작물은 깊이와 진정성을 지킬 수 있다. 이것은 예술가 개인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화적 풍요로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모든 노동은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예술 분야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예술가의 창작이 재능 기부로만 소비되는 것은 이 원칙을 어기는 것이며, 그들이 창출한 가치에 대해 보상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존중받고, 그들이 가진 창의성과 열정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필요하다. 그것이 예술의 가치를 지키고, 우리 사회가 문화적 풍요로움을 지속하는 길이다.
예술가의 작업을 단순한 재능 기부로 여기는 태도에서 벗어나, 그들의 작품과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우와 보상, 예술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임진아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