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대학 응급실 의사 수 '반토박'..전공의는 '0명'

전북 응급실 의사 수 절반 가량 감소, 전공의는 0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응급실 현황 조사 발표
의사 1명 당 16시간 근무 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발표 자료.

의료파업 이후 전북지역 대학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는 등 의사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는 12일 전국 5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지역별 응급실 근무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대학병원(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현재 17명으로 지난해 32명에서 46.9% 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2명 중 전문의의 숫자는 15명, 전공의는 17명이었지만 올해는 전문의 17명뿐이고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실제 확인 결과 현재 전북대병원에는 8명, 원광대병원에는 9명의 응급실 전문의가 근무 중이다.

전의교협이 발표한 의사수에 따른 운영과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볼 때 도내 대학병원들은 1명의 전문의가 하루 16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형태로 조사됐으며, 환자가 몰리는 'peak time'인 8시간에만 2명의 의사가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

협회는 환자 1명당 응급실 처치시간은 약 30분으로, 의사 1명이 응급실에서 근무할 시 통상 8시간 근무 시 20명 이내의 환자만 진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는 전체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지난해 922명에서 534명으로 388명(42.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국민 여러분들이 피부에 와 닿듯이 응급실은 이미 붕괴하고 있고,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 의대 증원이 중단되고 전공의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추석 연휴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정부의 명령이 없더라도 휴가도 없이 국민을 위해 응급실을 지킬 것이나,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숫자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문제는 재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