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전남 3개 시도가 추진 중인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호남권 광역 교통망의 혁신과 수도권과의 접근성 강화를 공동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일부 노선 계획에서 지역 간 이견이 드러나며 향후 협력 과제를 남기고 있다.
9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는 오는 2035년까지 고흥에서 광주, 전주를 거쳐 세종까지 이어지는 총 210.7km 구간에 건설된다. 총사업비는 12조 4858억 원으로 전액 국비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북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고속도로의 필요성은 현재 호남권 주요 간선망의 문제점에서 비롯된다.
현재 남북 2축과 3축, 그리고 3축과 4축에 중복되는 구간이 존재해 교통 정체를 유발하고 지역 간 접근성을 저해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의 장성~전주~익산 구간은 남북 2축과 3축이 중복되며, 익산~논산 구간은 3축과 4축이 겹친다.
특히 전북으로서는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만성적인 정체 해소를 위해 세종~완주 구간의 신속한 건설이 필요하다.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축 도로를 개선하고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중복 구간의 정체를 해소하고, 호남권 내 지역 및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고흥~광주, 화순~담양, 담양~전주 고속도로 등을 통해 남북 2축과 3축을 분리하고, 여수~순천, 완주~세종 고속도로 등으로 남북 4축을 보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3개 시도 간 일부 의견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광주는 담양~전주 고속도로의 종점을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아닌 호남고속도로 김제IC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미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이 방안을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한 상태다.
이에 반해 전북은 호남고속도로(김제IC)보다는 '완주~세종' 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남북 4축(순천~완주)에 가깝게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남의 경우 이 쟁점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며, 대신 고흥~광주 고속도로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시점부를 당초 고흥군 봉래면에서 고흥읍으로 변경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각 지역의 이해관계와 기존 도로망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전북은 완주~세종 고속도로와의 연결을 통해 수도권 접근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광주는 기존 호남고속도로와의 연결이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3개 시도는 10월 말 국토부를 방문해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년)에 이 사업의 반영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는 건의뿐만 아니라 국토부의 전문적 조언을 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2월에 최종 계획이 확정·고시될 예정이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현재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3개 시도의 의견을 협의하면서 어느 안이 더 타당성이 있을지 상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