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항만, 철도, 도로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으나 요즘엔 수도권과의 접근성 여부가 그 지역의 생사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핵심 과제다. 과거 전북에 비해 훨씬 낙후지수가 높았던 강원이나 충북 등지가 전북을 휙 추월한 여러가지 원인중 단 하나를 꼽는다면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접근성은 비단 거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거리 보다도 요즘엔 시간이 더 중요하다. 과거 1백년전 철도 노선이 깔리기 시작할때 이를 등한시하거나 외면했던 지역이 오늘날 어떻게 됐는지를 살펴보면 철도의 중요성은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물며 고속철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수도권과 전북의 거리는 불과 200km 남짓하지만 심리적 거리는 어마어마하게 멀기만 하다. 바로 고속철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제와 문화, 교육의 중심지인 강남권을 전주에서 가려면 전주역을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익산역으로 이동해야만 하는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내년 상반기 중 수립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년~2035년)에 얼마나 전북의 절실한 상황이 담기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4월까지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중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최종 발표할 예정인데, 일반철도는 국비 100%, 광역철도는 국비 70%가 지원된다. 한마디로 이번 계획에 전북의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는가에 따라 전북의 생사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며칠전 전북특별자치도와 정치권이 전북철도 7대 핵심노선과 과제를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국가철도망 계획은 정부가 5~10년 주기로 수립하는 철도 건설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단순한 건의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지역의 간절함이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4차 계획때 영호남을 잇는 동서철도 등 핵심 과제는 전혀 담기지 않았다. 우선 호남고속선의 직선화, 새만금을 통과하는 철도 건설이 우선 담겨야 한다. 일반철도의 경우 전북은 △호남선 서대전-익산 노선 직선화, 논산-가수원 구간 예비타당성 통과 내용이 용역에 포함시켜 줄것을 주문했다. 철도는 단순히 지역에 국한되는 사안이 아니다. 중앙정부는 과거의 중앙중심적 사고를 벗어던지고 이번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역도 살고 국가도 동시에 활성화되는 방안을 찾을것을 강력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