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편의 가사문학(歌辭文學)을 엮은 양정숙 가사 동화집 <인사 잘하면>(단비어린이)에는 리듬감 넘치는 운율과 정겨운 우리말이 담겨있다.
작가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민족문학으로 사랑 받은 가사문학 특유의 ‘4음보 연속체’ 형식을 동화로 녹여냈다.
“인사 받는 할머니 활짝 웃는 얼굴로/어떡하냐 어떡해/미안해서 어떡해/공손히 인사하는/손자 같은 아이 보며/미안해하네…(중략)…/어른에게 인사 잘하면/자다가도 떡이 나오는 거야…(중략)…/할머니, 할머니/소리쳐 불러 세워 놓고서/인사 꾸벅 하고는/쑥스러운 듯/환하게/웃는 얼굴로/되돌아간단 말이요”(‘인사 잘하면’ 중에서)
동화 '인사 잘하면'은 가사문학의 전형성이 잘 나타나있다. 4음보 단위의 말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시가(詩歌)의 분위기를 풍긴다. 운율이 담겨있지만, 아이와 할머니의 관계성과 서사상도 드러나 산문(散文)적 정서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인사 잘하면' '모이 값' '할아버지와 라떼' '가사 문학 유적지' '회화나무 작은숲공원' 등 책에 실린 다섯 편의 가사동화를 통해 고전 문학의 매력과 가치를 전파한다.
최한선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회장은 “고유의 운문체를 생생히 살려 쓴 운문 동화 '인사 잘하면'을 통해 어린이들이 가사 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선조들의 삶을 오롯이 담아 온 가사문학이 현대적 동화로 재탄생 돼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풍부하게 북돋아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란 양정숙 작가는 조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광주교육대학원에서 아동문학교육을 전공한 뒤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서로는 동화집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뒤 꿀단지> <알롱이> <까망이> 그림책 <섬진강 두꺼비 다리> <새롬 음악회> <전쟁과 소년> <달빛다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