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력 짙은 어휘를 구사하는 박미혜 시인이 시집 <꽃잎에 편지를 쓰다>(인간과문학사)를 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유려한 글솜씨로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봉우리가 언제 피었는지/겨울 빈 가지만 추위에 떨고 있다가/어느새 꽃이 만발했다//돌이켜 보면/내면에서부터 피어오른/소복 입은 아낙네 치맛자락이다//하늘을 향해 손을 저어 팔랑거리는/한 송이로 핀/내 어머니 얼굴이다//해질 무렵/내 신장보다/높은 곳에서 내 인생을 묻는/목련꽃이여/마음을 슬프게 하는 아련한/눈빛 안에/하늘 육신의 순백이다//”(‘목련’ 전문)
시인은 시 말미에 목련의 꽃말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을 배치하여 ‘어머니=고귀함’을 연상시킨다. 오랜 세월 자식을 위해 헌신한 ‘고귀하고 숭고한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호병탁 문학평론가는 평설을 통해 “시인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숨김없이 토로한다”며 “문학작품이 발휘하는 지속적 호소력의 원천 중 하나인 ‘진실의 제시’ 기능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관념적‧추상적 언어를 사용해 난해함을 야기하지 않는다. 투박하지만 절실한 정감을 독자들에게 토로하여 감정의 진폭을 살려내는 특징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2018년 월간 <한맥문학> 11월호에 시 ‘십일월의 어머니’ ‘그 눈빛’ 외 3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등단 후 전북문단, 전북펜문학, 신문학 등에 꾸준히 시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시적 실험을 통해 독창성을 확보해가고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