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별-이병초

시냇물 속에 누가 별빛 한 점 내걸었다

바람이 닦아 놨을 잔물결 소리 만지작거리며

별은 반짝반짝 빛난다

시냇물은 오래된 기억일수록

더 맑게 닦아 놓는다

 

지푸라기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또옥똑 떨어지는 짚시랑물을

손바닥에 받아내던 가시내 눈알 속에도

저렇게 별이 반짝였다

 

뒷머리 갈래 내어 참새 꽁지같이 묶어서

목선이 더 가늘어진 별

시냇물 속 깊숙한 데서

쌀알처럼 빛난다

 

△ ‘짚시랑물’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뒷머리 갈래 내어 참새 꽁지같이 묶’었던 친구와 담장너머 남학생을 훔쳐보는 재미로 널뛰던 생각이 손등의 잔주름처럼 잡힌다. 비가 오면 대야, 옴박지, 수대를 처마 밑에 놓고 낙숫물 받아서 빨래를 했던 어린 시절. 반짝이는 별이 너무 보고 싶어서 은하수를 건너는 고난과 시련으로 옛 동무를 불러내는 시다. ‘시냇물은 오래된 기억일수록/맑게 닦아 놓는다’고 하는데 물결만 보이고 기억이 가슴에 ‘또옥똑’ 떨어진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