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무책임에 분노"…尹 탄핵 표결 무산에 전북도민 분노∙실망 이어져

탄핵안 정족수 미달 '자동 폐기' 이후 전주역 등 가보니
시민들 "너무나 안타깝다... 나라에 혼란 이어질까 우려"

8일 전주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탄핵안 표결 무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김문경 기자

“이런 중대한 문제를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이 투표도 하지 않고 나가버렸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되자 도민들이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오전 전주역 대기실 안 시민들은 텔레비전 뉴스에 집중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을 통해 탄핵소추안 관련 뉴스가 나오자 몇몇 시민은 혀를 차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텔레비전 소리가 작다며 역무원에게 소리를 키워달라고 요청했다. 시국에 대해 논의하다 언성이 높아지는 도민들도 있었다.

전주역에서 만난 박성현(35) 씨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한 일을 처리하는 본회의에 불참한다는 사실이 지금도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앞으로 나라의 혼란이 얼마나 이어질지 우려스럽다”고 한탄했다.

김재현(20대) 씨는 “전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어제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책임감 있는 정치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도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김인석(60대) 씨는 “자신의 의사를 투표로 표현했으면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의원들 각자가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선자 (60대·여)씨는 “우리나라 국회의 어제 같은 모습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고 있었을 거라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며 “계엄령도 그렇고 어제 일도 그렇고 앞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세계에서 어떻게 보일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김용철(45) 씨는 “이제 행동으로 계속 보여줘야 한다”며 “관련 집회에 앞으로 꾸준히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재석의원 300명 중 투표에 참여한 의원은 195명이었다.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투표를 거부하고 국회 본희의장을 떠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시작 이후 3시간 정도 퇴장한 의원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추가 투표자는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