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단이라는 단어만 없었어도 이렇진 않았을 겁니다.”
전북지역 수련병원들이 2025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쓰디쓴 성적표를 마주했다. 각 대학들은 최소 20여 명에서 60여 명까지 전공의 모집을 추진했는데, 전공의가 가장 많이 지원한 병원이 5명에 불과하다.
1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에 위치한 수련병원 3곳은 지난 9일까지 2025년 상반기 1년차 레지던트 모집을 추진했다. 각 병원별로는 전북대병원 63명, 원광대병원 43명, 예수병원 23명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각 병원에 지원한 전공의의 숫자는 전북대병원 5명, 예수병원 5명, 원광대병원 5명 미만으로 파악됐다.
도내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난 계엄령 때 처단이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았어도 결과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며 “이미 전공의들이 병원을 다 떠난 상황에서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 이라는 말은 전공의들을 한번 더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처단 발표 이전에만 해도 병원에 문의를 하는 전공의들이 많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대략난감’이라는 입장이다. 전문의들의 피로도 및 병원 경영 등의 문제로 인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내년도 병원 운영에도 큰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해당 연차 전공의가 들어오지 않아 공백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병원 의료진이 받게 된다”며 “이번에 병원을 나갔던 분들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려는 움직임들이 조금 있었는데 대부분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9일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총 3594명의 2025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를 모집한 결과 총 314명이 지원해 8.7%의 지원율을 보였다. 이중 수도권 수련병원에 지원한 전공의는 193명, 비수도권 병원은 121명이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