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맡을 헌법재판관 추가 임명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 직무 정지 상황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그러나 여야의 속내를 살펴보면 헌법재판소 내 구도가 다음 선거에 불리하지 않도록 하자는 심리가 깔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시기 등을 놓고 최대한 지연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더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야당은 신속한 탄핵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조기대선을 만들겠다는 그림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독립적 헌법 기구인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임명은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하기 전까지 재판관 임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관 3명의 추천 주체는 국회고 권한대행은 임명장에 결재 절차만 밟는 수동적 역할을 하는 만큼 한 권한대행의 임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은 임명 절차만 진행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직무 정지 시 권한대행이 임명을 못 한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구질구질한 절차 지연 작전을 포기하고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에 서둘러 응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국회는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의 후임자에 대한 추천을 이미 마친 상태다.
국민의힘은 여당 몫 후보로 조한창(59·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를, 더불어민주당은 정계선(55·27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각각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