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년층으로 불리는 MZ세대의 지역 이탈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북일보는 새해를 맞아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의 솔직한 심정과 지역 이탈 문제를 막기 위해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김용일 대학원생 '인프라 확대'
"어릴적 감나무에 어렵게 비료를 뿌리고 가지를 치고 계시던 할머니에게 힘드니 이제 그만하시라고 만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께서는 이후에도 꾸준히 감나무를 관리하셨고 그 덕분에 20년이 지나서도 시골에 가면 맛있는 감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북에도 어렵겠지만 미래에 제대로 된 수확을 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기업과 문화시설 등 도민들이 필요한 인프라가 들어올 수 있도록 꾸준한 관리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에는 아직 감나무를 고생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키워줄 사람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송지은 방송작가 '상권 활성화'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가치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MZ세대입니다. 그러나 전북은 새로운 세대가 투자할 가치가 적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고 더 좋은 전북이 되기 위해서는 가치 실현이 가능한 일자리 증가, 가치를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상권 활성화 등이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치를 펼칠 수 없는 곳에 청년들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특징을 간파하고 반영한 정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최윤호 공무원 '원정 소비 해소'
"전북과 전주 지역은 평소 아주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산지도 많은 덕분에 산책하기도 매우 좋은 지역입니다. 다만 전북지역에 20년 넘게 거주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 대형 복합 쇼핑몰의 부재입니다. 몇 년 전 전주 에코시티에 코스트코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부분이 해소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논의 끝 실패로 돌아가 매우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복합 쇼핑몰 부재 문제가 제대로 해소돼서 쇼핑을 하기 위해 도민들이 광주나 대전까지 이동해야 하는 일이 적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지헌 취업 준비생 '축제 다양화'
"전주에서는 이미 JUMF,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전북 지역의 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욱 다양한 페스티벌이 기획되고 개최된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전주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북의 브랜드 가치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다희 대학생 '시민 요구 반영'
"전북특별자치도는 14개 행정구역 중 10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전주, 익산, 완주, 군산만이 제외됩니다. 하지만 익산조차 인구감소관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북은 전주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주가 과연 발전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전주에 거주했던 4년 동안 대형 쇼핑몰 유치가 번번이 무산되고, 전주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시외버스터미널은 낡고 상권마저 쇠퇴했습니다. 또 전주역 공사는 오랜 기간 지연되며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인 전주뿐만이 아니라 전북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지역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김경아 회사원 '창업 지원'
"전북의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은 젊은 인재들이 떠나는 지역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곳으로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창업 지원이나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거 문제 해결이 필요합니다. 단기적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전북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성장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이혜원 대학생 '버스 배차 확대'
"전북에서 살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버스 배차 시간이 짧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배차 시간을 짧게 해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전북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기회가 부족해서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청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역 내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면 전북이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전북을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수아 대학생 '경관 조성'
"전라북도는 시립도서관 리모델링 등 일부 문화 시설이 개선됐지만 공연이나 전시를 즐길 만한 문화 여가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 예로 주말에 조카와 함께 방문할 만한 곳을 찾다 보면 동물원, 어린이창의체험관, 어린이박물관 정도가 전부입니다. 게다가 이마저도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아 반복 방문 시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과학관이나 복합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김재현 취업준비생 '경제구조 강화'
"전북 지역은 농업이 주 산업이지만, 청년층의 유출과 고령화 문제로 인해 경제 구조가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 맞는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시로 생명과학 연구단지 설립을 통해 전북의 자연환경과 농업 기반을 활용해 생명과학 분야의 과학단지를 설립하면, 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연구와 산업이 결합된 형태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한석준 취업준비생 '우회 도로 신설'
"대중교통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출퇴근 시간대 버스 혼잡은 안전사고 우려를 초래하며, 노선 부족과 교통 인프라 미비로 이동 편의성이 떨어집니다. 버스 노선 개선과 혼잡 구간 우회 도로 신설이 필요합니다. 소비와 문화생활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내 대형 쇼핑시설과 문화 공간이 부족해 젊은 층이 타 지역으로 이탈하는 상황입니다. 전북이 매력적인 삶의 터전이 되기 위해 소비·문화 시설 확대와 트렌디한 공간 조성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