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을 동서 4개축, 남북 4개축으로 잇는 '4X4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가운데 전북은 '동서 단절'로 인한 고립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전주∼김천 철도 건설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전북도민은 동서철도 미구축에 따른 시간, 비용적 손해를 당분간 계속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전국을 바둑판처럼 잇는 4X4 고속철도망 구축 계획을 내놨다.
4X4 고속철도망 가운데 동서를 잇는 4개축은 서울속초선, 경강선(인천 송도∼강릉), 대구광주선, 경전선(목포∼부산)이다. 남북을 잇는 4개축은 서해전라선(대곡∼여수엑스포), 중부내륙선(수서∼거제), 중앙선(청량리∼경주), 동해선(제진∼부산)이다.
이를 통해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전북의 경우 이러한 4X4 고속철도망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특히 전북의 '동서 단절'은 고질적인 문제다.
전북에서 부산, 대구, 울산 등 영남으로 가기 위해선 충북 오송, 충남 천안아산을 경유해야 한다. 직통열차가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주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1시간 거리인 오송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전주에서 오송까지 1시간, 환승 대기시간 40분, 오송에서 부산까지 120분을 고려하면 대략 3시간 40분이 걸린다. 전북에서 충북, 충남으로 올라가 경북, 경남으로 다시 내려가는 기형적인 노선이다.
전북은 국가철도망 가운데 유일한 동서 단절 구간으로 꼽힌다. 동서철도가 없어 전북도민은 이 같은 막대한 시간, 비용적 손해를 감수해왔다.
그럼에도 최근 전주∼김천 철도 건설사업이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되지 못하며 전북도민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주∼김천 철도 건설사업은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때부터 추가 검토사업으로만 분류되다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사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후속절차인 예비타당성조사는 결국 진행되지 않았다.
광주∼대구를 1시간대로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이 2030년 완공을 앞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달빛내륙철도는 4조 5158억 원을 들여 총 길이 198.8㎞의 단선 전철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전주∼김천 철도 건설사업은 2조 4304억 원을 투입해 총 길이 110.4㎞의 단선 전철을 신설하는 것이다. 전주∼김천 철도가 건설되면 전주에서 부산까지는 2시간으로 단축된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추가 검토사업(전주∼김천선)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경우는 없다는 게 기재부의 논리"라며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사업으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