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산, 경산행 전동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한 걸음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1일 오후 2시 10분께 광역철도 대경선 동대구역 플랫폼.
평일 오후임에도 대경선 열차를 이용하는 발걸음이 분주했다. 구미나 경산에서 출발해 동대구역에서 내린 이들은 저마다 환승을 하거나 인근 백화점 등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잠시 정차한 전철을 놓칠세라 후다닥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경산에서 대구로 통학하고 있다는 임승윤(21·남)·권혜원(22·여) 씨는 “그동안 자차나 버스로 오갔는데, 대경선이 생기면서 차 밀릴 걱정 없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이동할 수 있어 너무 편하고 좋다. 학교 갈 때마다 이용하는데 별도로 표를 끊지 않고 교통카드만 있으면 되니까 편리하다”고 말했다.
동대구에 살고 있다는 김모씨(70대·남)는 “일이 있을 때마다 대경선을 타는데 버스보다 훨씬 빠르고 편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광역철도 이용객들은 한목소리로 구미~대구~경산 간 이동이 한결 편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기자가 대경선을 타 보니 쾌적한 환경에서 1500원의 요금으로 10분여 만에 동대구역에서 경산역까지 편하게 이동이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14일 정식 개통한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 대경선(구미~대구~경산)은 대구·경북지역의 철도 교통 편의 제고를 위해 추진됐다.
기존 여객 열차 수요 분산 및 편의성·쾌적성 확보, 주요 도시 연계로 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새마을호·무궁화호가 다니는 기존의 경부선 선로 여유 용량과 기존 역을 최대한 활용해 전동차를 투입한 저비용 고효율 사업이다.
특히 출퇴근 시 이용객이 많아 승차권 구매가 어려웠던 기존의 좌석 지정제 열차를 보완하고 경산시 원도심 및 인근 시군 심야시간대 교통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용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이는 광역철도를 오랫동안 준비해 온 대구광역시의 노력 덕분이다.
대구시는 지난 2009년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시작으로 2011년 제2차 및 2015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경선을 순차적으로 반영시켰고, 예비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고시, 실시설계 중앙재정투자심사, 건축 및 노반 공사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1단계를 개통했다.
다른 비수도권 역시 광역철도 구축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됐던 광역철도의 혜택을 이제는 지역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충청권은 1단계 신탄진~계룡 35.4㎞ 구간을 제2·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시켜 2023년 12월 착공하고, 2단계(신탄진~조치원)와 3단계(계룡~강경) 구간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오정~옥천 20.1㎞ 구간은 실시설계를 하고 있다.
또 광주권은 상무~나주 28.1㎞ 구간을, 강원권은 용문~홍천 34.1㎞ 구간을 각각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경선은 아직 초기 단계라 일부 개선점이 있지만 시민들의 호응이 매우 좋고, 향후 교통 효율성은 물론 역세권과 일대 상권 활성화, 관광산업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가철도사업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이 필수적”이라며 “대경선은 약 16년 전부터 차근차근 추진돼 온 것으로, 전북 역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