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일부 횡단보도 대기선에 도입된 바닥 신호등의 고장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닥 신호등은 스마트폰 등을 보느라 시선이 아래로 쏠린 보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 설치된 신호등으로, 지난 2019년 3월 경찰청이 관련 표준지침을 확정하며 정식 교통안전 시설물로 지정됐다.
13일 완산구의 한 대형마트 앞 교차로. 이른 시간이었지만 인근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위한 시민들로 보행량은 꽤 많은 상황이었다. 이날 몇몇 시민들은 바닥 신호등을 확인하고 길을 건너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횡단보도에 설치된 바닥 신호등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잠시 후 보행자신호등에 녹색불이 들어왔지만, 바닥 신호등은 조명 하나를 제외하고 밝기가 약해져 있어 보행자가 신호를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었다. 실제로 핸드폰을 보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한 시민은 밝기가 약해진 상태의 바닥 신호등을 보고 잠시 멈칫하기도 했다. 심지어 신호등의 보행신호가 끝났음에도 빨갛게 바뀌지 않고 혼자 녹색을 유지하는 조명도 있었다.
완산구에 거주하는 김영준(60대) 씨는 “지금은 이렇게 조명 하나만 고장이 나 있지만, 그대로 두면 이런 상태의 조명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며 “안전, 교통 신호와 연관된 중요한 장치인 만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시 바닥 신호등 설치 사업은 지난 2022년 상반기부터 시작됐으며, 어린이 보호구역 등 설치 수요가 높은 곳의 신청을 받고 보행량을 파악해 현재 총 67개소에 설치됐다. 바닥 신호등 하나당 설치 비용은 20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간 시에서 바닥 신호등과 관련해 조치한 건수는 2022년 2건에서 2023년 5건이었으며, 지난해는 5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하에 매설하는 장치이다 보니 차량이 위를 지나갈 때의 압력이나 습기로 인해 오작동이 발생한다는 게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3년간의 보증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아 설치 업체로부터 수리를 받고 있다”며 “설치 2년이 지나면서 고장이 급증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올해 전수 조사를 진행해 문제가 있는 바닥 신호등은 모두 수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꾸준히 순찰하며 고장난 바닥 신호등을 발견하면 수리하고 있고,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 조치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는 바닥 신호등을 발견하면 바로 신고를 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