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가루쌀 재배농가 선택 기로

재배면적 급증에도 생산량 저하 고민
품종 다변화∙판로 확보 등 시급한 과제
김제시 특화품목 육성 등 다각적 노력

정부가 벼 재배면적 감축정책 일환으로 일반 쌀 대신 가루쌀(분질미) 재배를 적극 유도하면서 김제지역 가루쌀 재배면적이 급증했지만 기상변화 등에 따른 생산량 저하로 소득 감소와 판로 확보 어려움 등으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 ‘가루쌀(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수립하고 가루쌀 생산을 적극 지원하면서 일반 쌀보다 제분이 쉬운 가루쌀을 수입 밀가루(10% 감축 목표) 대신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제시의 경우 가루쌀 재배 면적은 2023년 274ha, 2024년에는 전년대비 46% 확대된 401ha를 기록했고, 올해 배정 면적은 637ha로 전년보다 59% 대폭 확대되는 등 재배면적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재배면적이 확대된 배경으로는 일반벼 재배보다 정부 지원금이 많기 때문이다.

직불금 지급시 가루쌀을 재배할 경우 100만 원의 추가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가루쌀 품종 특성상 등숙기에 기온이 높을 경우 등숙이 떨어질 수 있어 이앙시기를 일반벼 재배보다 늦게 해야 하는 특성을 반영, 동계작물 재배후 가루쌀을 재배하는 2기작 재배가 가능해 농가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가루쌀 재배농가들이 올해도 계속 영농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가루쌀이 일반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 기대치는 높지만, 지난해의 경우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추수철 잦은 폭우로 가루쌀 이삭에 새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발생하면서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고,  2024년 일반벼 공공비축미 수매가격도 전년보다 약 10% 정도 낮았을 뿐 아니라 수확량 또한 적어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가루쌀 육성 정책이 추진된 지 3년 만에 기후변화라는 암초를 만나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이상기후에 대비해 고온·다습에 강한 품종 다변화와 농가의 재배기술 향상,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등이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 김제시는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 가루쌀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종자 파종에서 수확시까지 생육단계별로 재배단지를 순회하며 현장 기술지도를 실시하고,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제품 개발 및 유통 마케팅지원으로 가루쌀을 김제시 특화품목으로 육성하고자 '김제시 비(非)밀 프로젝트 산업화 사업'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2023~2026년까지이며 사업내용은 네트워크 운영 및 역량 강화등 4개 분야에 대한 소프트 지원과 가루쌀 건식 제분시설 구축 등  4개 시설의 하드웨어를 구축할 계획으로 총 사업비는 도비 10억 원을 포함한 20억 원이다.

김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2024년도에 가루쌀 베이커리 가공 매뉴얼 보급 연구 용역을 추진해 가루쌀을 활용한 빵·쿠키·푸딩 등 베이커리 10종과 국수와 떡볶이 떡 등을 개발 완료했다."면서 "이외에도 현재 진행 중인 가루쌀 가공기술 확보 R&D 연구용역 등 3개의 연구용역이 완료되면 가루쌀을 이용한 가공기술과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김제시가 국내 가루쌀 재배 및 가공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김제=강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