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남원 광한루 옆에서 들려오던 판소리 가락이 제 인생의 전부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는 그 소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제 사명이 됐습니다“
판소리의 본고장, 남원에서 우리 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 안숙선명창의여정 김미나(57) 관장을 만났다. 그의 눈빛에서는 전통예술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미나 관장은 판소리의 거장들로부터 직접 소리를 배웠다. 강도근, 이일주, 안숙선, 김수연 등 쟁쟁한 명창들에게 판소리를 사사받은 그는 이제 그 가르침을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김 관장은 "스승님들께서 제게 전해주신 것은 단순한 소리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이죠. 이것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1년 안숙선명창의여정 관장으로 취임한 이후 우리 국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상설공연은 물론, '명인·명창 공연'과 '풍류여정', '가을밤의 소리여행', '3인 3색 유파별 판소리 공연' 등 창의적인 기획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여전히 남원 구도심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는 판소리 가락처럼, 김미나 관장의 열정 또한 우리의 전통을 미래로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 관장이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어린이국악단 육성이다. 그는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판소리를 들어보셨나요? 그 순수함과 힘이 우리 국악의 미래”라고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 관장은 대한민국의 국보급 소리꾼, 안숙선 명창의 제자이다. 그는 안 명창에게 배운 소리를 후학에 전수하는 데 온 힘을 쏟으며, 그 맥을 잇는 데 헌신하고 있다.
그의 노력은 이미 빛을 내고 있다. 어린이국악단은 2023년 프랑스 문화교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청와대 K-뮤직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올해 영동 국악 엑스포 공연도 앞두고 있다.
김 관장은 “우리 소리에는 한국인의 정서가 담겨있습니다”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이자, 미래세대에게 전해줄 소중한 문화유산이죠. 남원의 소리가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는 그날까지, 저는 이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대와 호흡하면서, 남원의 소리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더 많은 이들이 우리 소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끝으로 스승이신 안숙선 명창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남원 출생인 김미나 관장은 2013년 단국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6년부터 2020년까지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했다. 2005년부터 단국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경북대학교 등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주요 수상내역은 1993년 제20회 전국판소리명창경연대회 최우수상, 제8회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 성악부 대상, 2008년 제16회 임방울명창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등이다.